벌써 금요일이다. 또 한 주가 지났다. 이번 주도 여러 가지 생각들로 빠르게 지나간 듯하다. 2월 말을 향해 시간이 흐르고 있는데 추위는 물러날 줄 모른다. 빨리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운 보통의 봄날이 오기를 바란다.
아침에 지난 4년간 학폭, 교권, 생활지도 등으로 함께 고생했던 계원 선생님이 잠시 교무실에 들렀다. 관내의 다른 학교로 발령이 난 선생님이다. 웬걸.. 그 학교 학생부장을 하기로 했단다. "그냥 남아있을걸" 하는 말을 하기에, "학생부장 하러 가는구먼!"이라는 말로 대답해주었다. 그 학교에서도 이런 정도의 경력을 가진 학생부장감이 없었나 보다.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어렵다는 학생부 업무담당교사들의 현실이다.
1. 졸업식 전날 퇴학이라니요?
라디오를 듣다 보니 어제와 오늘 전국의 학교 졸업식이 많이 진행된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졸업이 대세인 모양이다. 졸업식 하면 생각나는 일이 있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학교에서 열리던 시점이니, 약 2년여 전이다. 관내의 다른 학교와 다른 지역의 학교 총 3개 학교가 연결되어있는 학교폭력 사안이었다. 피해학생의 피해 정도가 심해서 가해학생은 모두 퇴학 조치가 나왔고, 가해 학생 중 한 명이 우리학교 있었다. 한때 내가 담임이기도 하여 래포가 많이 형성된 학생이었다. 교무실에 와서 옆에있는 소파에 앉더니 나에게 한 말이다.
“선생님 장난하십니까?”
다음날이 졸업식이었으니 결과 통지를 받은 학생도 황당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공동 학폭위가 결정한 결과를 번복하여 통지할 수는 없다. 그 당시에는 피해학생의 재심청구는 도청에서, 가해학생의 재심청구는 시도교육청의 징계조정위원회에서 진행하기에 절차와 방법을 알려주었다. 학생 입장에서는 한 번의 실수로 졸업식 전날 퇴학을 받았으니 인생의 쓴맛을 보게 된 것이었다.
학폭 담당교사와 학생부장들은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참으로 어렵다. 학생들에게 교육적 조치를 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그렇다고 해서 학교폭력을 일으킨 학생이 솜방망이같이 처벌을 받을 수는 없는 것이다. 피해학생들에게 진실된 사과와 반성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면 가해학생에게는 최소한의 배려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러한 경우는 사안에 따라 가능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떠한 경우라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2. 새로 부서를 꾸려야 한다.
여러 번 이야기하지만 초·중·고를 막론하고 학생부 생활지도 업무는 학교에서 기피하는 업무 중에 가장 손꼽히는 일이다. 올해도 각자의 목표와 상황에 따라 이동을 하며 모든 계원 선생님들이 떠난다. 잠정적으로 잘 알지 못하는 새로 오시는 분들로 학생부를 구성하기로 이야기가 되고 있다. 업무가 익숙해질 만하면 떠나는 일이라 베테랑 선생님이 지원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Outro
매년 같은 업무를 하더라도 교육부와 교육청의 방침에 따라 약간씩 변화한다. 바뀌는 규정이나 지침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으면 같은 일을 두 번, 세 번씩 하게 되어 행정력 낭비를 초래한다. 아무리 익숙한 일이라도 교직에 처음 왔을 때처럼 ‘초심’을 생각하고 일을 해야 실수가 없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는 없으나 교직은 자만한 사람들에게 절대 자비를 베풀지 않는 직업이다. 본인의 의지와 지식에 관하여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구성하고 있는 조직이라 그렇지 않은가 싶다.
오늘은 행복한 기회가 몇 번이나 찾아올까? 하루가 멀다 하고 민원이 들어오지 않을까? 동네북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업무를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또 모두가 만족스럽지는 못하겠지만 올 한 해도 최선을 다해보고자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