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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사회정서교육 강의를 했다. 생활지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선생님이 대상이다. 오늘도 다른 지역의 학교 교감선생님을 대상으로 같은 강의를 한다. 학생들의 사회정서역량 함양을 위해 2025학년도부터 적용되는 프로그램이다. 코로나19 이후 아이들은 놀이나 활동을 통한 소통이 부족해졌다. 비슷한 활동을 하는 시간이 몇 년 전 아이들보다 더 줄어들었다. 이로 인한 사회정서적 문제를 학교차원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강의는 오후에 예정되어 있었다. 오전에 갑작스러운 비보가 들려왔다. 10여 년 전 알게 된 후로 2~3달에 한 번씩 만났던 동료다. 가끔 한 잔 하면서 이런저런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지난 월요일 저녁에도 만나기로 했다. 지난주 화요일에 전화로 대뜸 날짜, 시간, 장소까지 정하고 나오라고 했다. 이후 며칠간 전화도 잘 안 됐다. 결국 못 만났다. 엊그제 월요일 오전에 짧은 통화로 몸이 좋지 않다고 했다. 다음에 보자고 했다. 그게 마지막이다.
사회정서는 마음건강에 관한 내용이다. 강의 장소로 이동하며 운전을 하면서도 감정에 동요되지 않으려 노력했다. 강의를 들으러 오는 분들에게 나의 감정을 표현할 필요는 없었다. 사실의 전달에 초점을 맞추려 했다. 강의 진행을 마칠 때가 되었다. 요즘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마음건강과 관련한 이야기로 마무리를 하고 있었다. 갑작스레 더 이상의 말이 나오지 않았다. 다행인 것은 끝날시간이 되어있었다. 부랴부랴 인사를 마치고 내려왔다.
저녁에는 장례식장에 들렀다. 함께 근무했던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저마다의 삶이 있어 서로 만나지 못했던 사람도 있었다. 엊그제 한 잔 하기로 했던 사람과 문자 한 통 주고받을 수 없다. 마음이 아팠다. 무슨 일이 있는지 들어볼걸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세상에 오는 건 순서가 있어도 가는 건 순서가 없다. 건강관리를 해야겠다. 건강해야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한 때 이런저런 고민을 함께 했던 사람이 떠났다. 결국 인생은 혼자다. 옆에 있는 가족들에게 잘해야 한다. 아직 철 모르고 응석 부리는 아이들도 언젠가는 알 거다. 사람은 언젠가 세상을 떠난다. 떠난 사람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말하기 전에 남들에게 상처 주는 말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말하자. 이미 내뱉은 말은 주워 담기 어렵다.
< 오늘의 한 마디 >
오늘도 별 일없이
하루를 보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