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도록 자주 일상의 흔적을 남겨야 하겠습니다.
대만 살이는 3년이 넘었다. 대만에서의 하루하루는 예상치 못한 소소한 경험들로 가득하다. 아침마다 집 앞 시장에 나가면 신선한 과일과 채소, 그리고 향긋한 차 냄새가 나를 반긴다. 어느 날은 시장 한구석에서 노점상이 팔던 망고빙수가 너무 맛있어 자주 찾게 되었고, 작은 가게 주인과 눈인사를 나누며 자연스레 인사말도 배우게 되었다.
출퇴근길 버스에서는 사람들의 다양한 사투리와 중국어 억양에 귀가 바빠진다. 가끔은 길을 물어도 서로 다른 답변이 돌아오기도 하고, 그런 어수선함 속에서도 나만의 길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현지인들이 친절하게 도와주지만, 한편으론 언어가 완벽하지 않아 생기는 오해도 가끔 웃음으로 넘긴다.
중국어는 매일매일 부딪히면서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학교에서, 시장에서, 심지어 약국에서 물건을 살 때도 언어 때문에 실수하고 당황하는 일이 많지만, 그런 순간들이 오히려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시간이 된다면 학원에도 가보고 싶지만, 아이들 케어에 일까지 하다 보면 체력도 달리고 나이가 들수록 피곤함이 더해져 이제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아이들 등교 준비에 일하러 나가려면 아침 시간이 분주하다. 대만에서는 아침 식사를 정말 간단하게 해치우곤 하는데, 총과빙(葱抓饼, 파전 같은 느낌)이나 교자만두(饺子) 같은 대만식 만두로 간단하게 먹는다. 내가 좋아하는 바이샹궈(白香果)는 빼놓을 수 없다. 비타민을 팍팍 충전해 주니깐. 주말 아침에는 집 앞에 나가 도우장(豆浆, 두유)에 요티아오(油条, 튀긴 빵 같은 것)를 곁들여 먹거나, 굴이 들어간 면죽(蚵仔面线)을 먹기도 한다. 값싸고 맛있다.
점심시간이면 학교 근처的小吃집(샤오츠띠엔, 작은 음식점)에서 저렴하고 맛있는 대만식 음식을 접할 수 있다. 특히 ‘루로우판’(卤肉饭, 돼지고기 조림 덮밥)은 현지인뿐 아니라 관광객에게도 인기인데, 대만 총리였던 차이잉원이 직접 다녀가며 유명해진 집도 있다. 그 집 앞을 지나칠 때마다 ‘총리가 먹은 맛집’이라는 이야기에 괜히 기대감이 커지곤 한다. 고소하고 짭짤한 돼지고기와 밥이 어우러진 그 맛은 대만 생활의 소소한 행복 중 하나다.
가끔은 비가 쏟아져 우산을 펴도 옷이 젖을 만큼 갑작스러운 스콜이 내리지만, 그런 날씨 덕분에 거리 곳곳에 무지개가 떠오르는 걸 볼 때면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진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들과 함께 뛰어노는 모습을 보며 ‘이곳에서의 시간도 소중하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언어가 아직 완벽하지 않아 현지인과의 대화가 어렵거나, 문화 차이로 인해 이해하지 못하는 순간도 있지만, 매일 조금씩 배워가는 자신을 발견하는 재미도 크다. 대만이라는 낯선 땅에서 익숙해져 가는 일상이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작지만 특별한 순간들, 새로운 친구들과의 만남, 그리고 가족과 함께 만들어가는 추억들이 쌓여가며 오늘도 나는 이곳에서 한 뼘 더 성장해간다.
[사진 출처 : 구글 - 집 근처 멍지아 스타벅스점 - 린씨 가문의 오래된 고택을 개조하여 커피점과 전시실로 이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