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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28. 2020
리모트 워크와 오피스 리츠의 미래
일의 미래#2 글로벌 부동산 톺아보기#1
"그래서 앞으로 오피스 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코로나19 이후 상업용 부동산 투자업계 사람들과 만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얘기다. 코로나19로 인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호텔, 리테일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지만 오피스 시장도 큰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오피스는 그간 투자자들이 가장 친숙하게, 그리고 가장 많이 투자했던 자산이라는 점에서 상업용 부동산 업계가 받는 충격이 더 크다. 한 예로 국내 부동산자산운용사 중 운용 규모가 1위인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우 전체 국내 투자 자산 중 27%가 오피스로 가장 많다. 특정 자산에 특화된 운용사가 아닌 경우 대부분 오피스 비중이 높다.
그런데 코로나19가 가져올 '리모트 워크'와 같은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오피스 근무 형태를 크게 바꿔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들은 장기적으로 오피스 투자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와 이로 인한 오피스 근무 형태의 변화가 나라별로, 산업별로 상이하게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투자자들도 프로젝트 펀드나 블라인드 펀드, 리츠 등 다양한 비히클을 통해 오피스에 투자하기 때문에 투자 방법과 투자 지역(시장)의 특징 등 여러 조합을 고려하면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의 강도는 투자자별로 다르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이를테면, 미국 뉴욕 오피스 시장에 투자하는 SL그린은 코로나19 이후 주가가 급락했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오피스 리츠인 신한알파리츠는 그렇지 않다.
여기에 아직은 오피스 시장의 미래를 예단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오피스의 미래에 대해 많은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어느 한 방향으로 일방적으로 변하지는 않을 것 같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재택근무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아마존과 넷플릭스는 재택근무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와의 인터뷰에서 재택근무에 대해 "어떤 긍정적인 면도 보보이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JP모간은 최근 재택근무 이후 생산성이 현격하게 떨어졌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으며, 월가 금융 대기업 중 처음으로 직원들에게 사무실 복귀 명령을 내렸다. 글로벌 대체투자 시장의 큰손인 브룩필드자산운용의 CEO는 코로나19 이후 전염병을 막기 위해 오히려 사무실을 더 넓게 쓰려는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오피스 시장의 미래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이런 가운데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한 곳인 피치가 리모트 워크의 증가로 인해 오피스 리츠의 현금 흐름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피치는 코로나19 이후 SL그린이나 보네이도와 같은 미국을 대표하는 오피스 리츠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낮추기도 했다. 이 같은 피치의 전망이 맞을지는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