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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병기 Jul 10. 2019

SK D&D의 임대주택 사업으로 보는 몇 가지 시그널

 SK D&D의 임대주택 '테이블(t'able)

패스트파이브가 처음으로 선보인 주거 서비스 '라이프온투게더'에 이어 최근에는 SK D&D의 공유 주거 서비스 '테이블(t'able)'을 보고 왔다. 멤버십 회원만 들어갈 수 있다는 일층 공용 공간에서 SK D&D에서 테이블을 기획한 분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눴다. 오래 머문 것이 아니고 테이블을 다 둘러보지 않아서 어떤 평가를 하기는 어렵다. 다만 테이블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분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입주자들을 이해하고 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그리고 투자자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왔다. 테이블 서비스에 대한 평가보다는 SK D&D의 임대주택 사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몇 가지 시그널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한다.


우선, 기관투자자의 참여다. SK D&D가 투자하는 임대주택에는 싱가포르투자청(GIC)가 투자자로 참여한다. GIC는 2000년대 초반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SFC)를 시작으로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많은 투자를 해왔다. SFC 주변 더 익스체인지서울 빌딩, NIA 딩, NIA 빌딩을 비롯해 강남파이낸스센터(GFC) 등 서울 핵심 권역에 위치한 자산에 투자해 왔다. 물류센터에도 많은 투자를 했으며, 신도림 디큐브시티 현대백화점 등 리테일에도 투자를 했다.


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11&aid=0002853891


다만 그간 임대주택에는 한 번도 투자를 하지 않았다. 이번에 처음으로 SK D&D의 임대주택에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이다.  지난 정권에서 뉴스테이 정책을 펼치면서 정부는 기관투자자들의 임대주택 투자를 계속해서 요청했다. 하지만 끝내 기관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투자 매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GIC의 참여는 임대주택 시장의 변화를 보여주는 하나의 시그널로 충분하다.


임대주택이 있어야 할 곳은_2016년에 일본 도쿄로 출장을 간 적이 있다. 일본의 임대주택리츠를 살펴보기 위해서다. 당시 미쓰이, 이토추, 콤포리아레지덴셜리츠 등을 만나고 돌아왔다. 일본의 경우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리츠 중 임대주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리츠가 가장 많았다. 대부분의 임대주택리츠는 도심 역세권 주변에 위치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임대 수요가 탄탄하고 비교적 높은 임대료를 책정해도 저항이 적었기 때문이다. 미쓰이부동산이 만든 임대주택리츠인 '니폰 어커머데이션 펀드'의 경우 전체 자산의 90% 정도가 도쿄 23구 안에 위치하고 있었다. 다른 리츠도 마찬가지였다. 대부분의 자산이 도쿄 23구 안에 위치하고 있었다.

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11&aid=0002878916

앞서 연기금, 공제회 등과 같은 기관투자자들이 뉴스테이에 대한 투자를 꺼렸다고 얘기했는데 이는 뉴스테이가 어디에 누구를 타깃으로 들어섰는지만 살펴보더라도 답이 나온다. 정부는 뉴스테이를 통해 다양한 정책 목표를 달성하고자 했다.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도 마련하고, 국민들이 투자할 수 있는 상품(임대주택리츠)도 만들고, 동시에 대규모 공급 목표까지 달성하려고 했다.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었다. 반면 SK D&D가 선보일 임대주택은 서초, 신촌, 수유 등 도심부와 역세권 위주로 들어선다. 그리고 성수에서도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11&aid=0003375238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 하는 디벨로퍼_SK D&D의 임대주택 사업 진출은 디벨로퍼의 진화라는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도 있다. 한국에서 디벨로퍼라고 하면 개발 후 분양이나 매각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개발 후 바로 분양하는 것이 아니라 자산을 직접 운영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 예로 네오밸류는 최근 광교 앨리웨이 상가를 직접 운영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SK D&D가 임대주택 사업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특히 SK D&D의 경우 지난 2015년 6월에 상장을 했는데 상장 이후 기존의 분양이나 매각 뿐만 아니라 임대운영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분양이나 매각을 통해 수익이 발생하다 보니 실적이 둘쭉날쭉하고, 주가도 변동성이 컸기 때문이다.


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11&aid=0003112756


판 커지는 임대주택시장_마지막으로 임대주택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다. SK D&D 뿐만 아니라 롯데, 코오롱, KT 등 이미 대기업 계열사들이 임대주택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앞으로 이들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리고 어떻게 시장을 만들어갈지 궁금하다.


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11&aid=0003008616




<SK D&D가 강남역 인근에 선보인 임대주택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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