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톤이 한국에 투자한 물류센터를 대거 매물로 내놨다.블랙스톤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함께 용인, 이천, 안성 등 경기도 동남권역에 위치한 물류센터 포트폴리오를 매각하기 위한 자문사로 CBRE를 선정했다. 이번에 블랙스톤이 매물로 내놓은 물류센터는 상온창고 5개(에이블로지스, 코어로지스, 관리, 동산, 부국)이다. 모두 2014년부터 2019년 사이에 준공된 물류센터다. 블랙스톤은 지난 2016년부터 한국 물류센터에 투자하기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총 6개의 물류센터에 투자했다. 이번에 매각하는 물류센터는 지난 2019년 경인아라뱃길 물류센터를 제외한 5개다. 경인아라뱃길의 경우 매입 당시 임차인이었던 쿠팡이 나가면서 공실이 생겨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한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는 물류센터와 관련해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 한편에서는 이커머스의 성장,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증가로 물류센터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특히 총액인수 후 셀다운을 노리는 증권사를 필두로 한 새로운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하이트만, 누빈, 그린오크 등 외국계 투자자들이 최근 한국 물류센터 투자를 시작했으며, 싱가포르계 자산운용사 ARA가 인수한 물류센터 전문 투자 회사 로고스도 최근 한국 사무실을 열고 인력을 뽑고 있다. 물류센터 투자 시장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달리 한편에서는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 물류센터 투자 시장을 선도해왔던 운용사들은 최근 물류센터 투자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그리고 글로벌 물류센터 시장의 큰 손인 프롤로지스와 호주를 대표하는 물류센터 투자 회사 굿맨도 한국 시장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 프롤로지스의 경우 2000년대 초중반 한국에 많은 투자를 했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철수한 후 아직 한국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또한 굿맨은 그간 한국 투자에 관심을 가졌으나 결국 아직까지 들어오지 않았다. 치열한 경쟁 상황, 그리고 타이밍이 다소 늦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현재까지 상황이다. 언젠가는 투자를 할 수도 있다.
블랙스톤의 한국 물류센터 투자도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이번에 매물로 내놓은 물류센터의 경우 매입 당시에도 규모가 크지 않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었다. 인천 아라뱃길 물류센터도 쿠팡이 나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블랙스톤의 경우 한 지역이나 자산에 꽂히면 집중적으로 투자를 해서 규모를 키우는 경향이 있는데 한국 물류센터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빠르게 투자를 늘리지 않았다.
현재 시장에 유동성이 워낙 풍부하고 물류센터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에 매각은 될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자들로서는 고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물류센터 매각과는 별개로 블랙스톤이 한국 부동산 투자를 담당할 사람을 찾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앞으로 블랙스톤이 한국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지켜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