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방식과 오피스 공간의 변화&클럽하우스 후기
최근 리모델링으로 새롭게 재탄생한 '삼일빌딩'을 다녀왔다. 저층부 로비부터 31층까지 주요 공간들을 둘러봤는데 SK네트웍스가 오피스로 사용하는 공간의 경우 개인 공간은 줄이고, 공유 공간을 최대한 넓게 설계한 것이 눈에 띄었다.
코로나19 이후 오피스 공간의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특징 중에 하나는 재택근무와 원격근무가 확산되면서 전 세계 기업들이 본사 오피스는 줄이고 거점 오피스나 위성 오피스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SK텔레콤이 거점 오피스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앞으로 모든 직원이 본사에서 근무하고 매일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다보니 최근 들어 오피스 공간에 직원들끼리 서로 교류하고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공유 공간에 더 신경을 쓰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개인 공간은 줄이고, 공유 공간을 넓히는 식으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직원들의 근무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기업의 컬처를 공유하거나 협업하고, 인력을 양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JP모건체이스는 지난해 재택근무 도입 해 외부 협력업체와 근무 형태의 만족도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는데 조사 결과 재택근무 도입 이후 생산성이 크게 하락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젊은 직원들이 배움의 기회를 잃은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WSJ)와의 인터뷰에서 재택근무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오피스 근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재택근무로 인해 아이디어에 대해 토론하는 것이 어려워졌다며, 재택근무는 어떤 긍정적인 점도 보이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하기도 했다. 아마존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아마존 인력개발 담당인 아딘 윌리엄스 부사장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원격 근무를 통해 일시적으로 이전처럼 일을 할 수는 있겠지만 결코 자발적인 것은 아니다”며 “우리는 언젠가 다시 사무실로 돌아갈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WSJ는 아마존의 이 같은 계획이 오피스 근무의 가치에 대한 경영진의 생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부동산 투자 시장의 큰 손 브룩필드자산운용의 최고경영자(CEO)인 브루스 플랫도 지난해 인터뷰에서 “기업 문화와 생산성은 한 공간을 공유하는 것에 큰 영향을 받는다. 기업들이 오피스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것은 터무니없는 생각”이라며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기업 문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모르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8일 월요일 아침 7시부터 8시까지 클럽하우스에서 차지영 JLL P&DS 상무님, 안희선 CBRE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담당 부장님, 송병주 알스퀘어 임대차영업 본부장님과 함께 ‘The end of the office era’를 주제로 나눈 대화에서도 이 얘기를 많이 했다. 그리고 앞서 지난 3월 5일 금요일 8시에 '일하는 방식과 오피스의 변화'를 주제로 진행한 클럽하우스에서도 박래익 그레이프 대표님은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해 '오피스 라이프스타일 플랫폼'(가칭)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빌딩 전체 임차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용공간을 제공하는 서비스이며, 우선 경기도 안산에서 신규 분영하는 지식산업센터의 공용 공간을 운영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오피스 환경의 변화 속에서 직원들이 교류할 수 있는 공유 공간의 중요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