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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목 Dec 20. 2015

사람이 익으려면 얼마나 오래 걸릴까

난 식인종이 아니예요.

기타 레슨 때문에 3시가 넘어서야 뭔가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오전엔 아내가 해준 죽을 먹었고 후론 먹은게 없었다. 저녁을 또 먹어야 했기에 나는 간단하게 뭔가를 먹고 싶었다. 혼자서 먹는 것은 전혀 아랑곳 하지 않기에 근처에 새로 생긴 김밥집으로 향했다. 이 김밥집은 주문도 기계가 한다. 나는 동네에서는 현금을 쓰는 것이 원칙이었므로 5만원권을 주인에게 물어 바꾼 후 돈을 넣고 화면을 꾹꾹 눌러서 내사랑 떡라면을 주문했다. 기계 녀석이 잔돈이 촬촬촬 뱉어내고 영수증과 주문서까지 알아서 척척 챙겨준다. 곧 주인장이 만든 깔끔한 신라면과 식감 좋은 단무지가 나왔다. 이것은 나의 애완 간식이 될 운명인것처럼 맛있고 또 맛있다. 이제 두 번째이지만 우리 사이는 영원할 것 같은 그런 느낌. 라면에게 물었다. 사람도 제대로 익으려면 세상을 얼마나 오래 살아야 할까. 뜨끈할 뿐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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