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일을 다시 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앞으로는 불가능할 것 같았다. 나는 매장에 앉아 있을 수 있는 위인이 아니라는 걸 알게되었고 그걸 못 참는 사람이었다. 어지간하면 해볼만도 한데, 나는 그런 종류의 사람은 아니었다.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게 삶의 원동력이라는 걸 통기타이야기를 정리하고나서 알게되었다. 여러명을 다양하게 만나고 시끌벅적하게 노는 타입은 아니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보다는 한 두 명 정도 만나는 걸 좋아한다. 산책하고 돌아다니는 거라면 더 좋고.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 하는 것, 그리고 그런 활동을 통해 무언가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에 에너지를 쏟는 편이었다. 그것이 무용한 것이고 무용한 것 자체로 가치를 갖게되는 과정이라면 더 좋아했다. 굳이 의미나 가치가 담겨야 더 좋은 것인가에는 여전히 의문이 있지만, 의미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다.
하지만 인생이 힘들 때 우리를 버티게 하는 것도 무용의 가치이며 풍족할때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도 무용의 가치이다. 쓸데없는 것, 다시 말해 돈과 연관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든다. 여행이 그렇고 먹으러 다니는 게 그렇고 내 얘기 들어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그렇다. 그래서 여기에도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무용한 것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이 내 삶에 중요한 것이 되도록 말이다. 이러한 작은 씨앗들은 여가의 풍성함을 주기도 하지만 어쩔땐 사업의 아이템이 되기도 하며 영감의 원천이 되기도 했다.
그렇게 한살 두 살을 먹고 올해도 벌써 5월을 지나고 있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흐르는걸까. 무용한 것에서 삶에 집중하고 느끼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