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펀트 커피 브랜드 기획 1 - 브랜드 가치관 만들기
라오스에서 커피가 나온다는 소문을 들은 것은 2018년이었습니다. 동남아는 거의 로부스타 커피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다고 합니다. (로부스타는 베트남에서) 그리고나서 1년 후인, 2019년 8월에는 실제 아라비카 커피가 재배되고 있는 라오스 북부 루앙프라방 지역을 방문했습니다. 4륜구동 자동차가 아니면 갈 수 없는 곳이고 그것도 아주 험난하고 먼 길이어서 커피 마을을 다 돌아보지도 못했습니다. 8월 우기의 한 가운데, 그 습하고 후끈 달아오르는 뜨거운 열기속을 모기에 물리지 않기 위해 청바지를 입고 돌아다니며 굉장히 많은 자료들을 촬영하고 왔던 기억이 나네요.
이 라오스 북부 커피는 사단법인 원더스 인터내셔널에서 농부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 운영하고 있는 NGO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사업이었습니다. 현지 농부들에게 커피를 심어주고 커피로 추가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는겁니다. 이러한 국제개발 사업 방식은 소득이 없는 농부들을 대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농작물이나 가축을 제공하여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합니다. 커피는 한번 잘 관리를 하면 오랫동안 수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꽤 좋은 수익원이 됩니다.
문제는 이런 NGO가 운영하는 커피는 원더스 말고도 많은 단체들이 운영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유명한 NGO 단체들은 물론이거니와 아프리카나 남미의 작은 선교 단체들, 혹은 소규모 공정무역 업체들도 커피를 재배하여 한국으로 수입을 합니다. 물론 한국에서는 단연 아름다운 커피가 가장 많은 공정무역 커피를 수입하고 있습니다만 아름다운 커피를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이 사실 별로 많지는 않습니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먼 것일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공정무역 혹은 NGO가 운영하는 커피라는 것이 최우선으로 노출됐을 때 상품력, 즉 '공정무역'이라는 이름 하나가 상품의 퀄리티나 상품이 가진 고유한 특성을 송두리째 지워버린다는 겁니다. 흔히 공정무역이라고 하면 도와줘야 하는, 팔아줘야하는,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은, 생각보다 비싼, 가성비 떨어지는, 강매당하는, 정도의 느낌이 지배적입니다.
"일반 상품처럼 공정한 경쟁을 오히려 '공정무역'이라는 단어가 가로막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작업은, 공정무역이 가지고 있는 인식이 너무 강력하기 때문에 상품력을 논하지 않게 되어버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여, 그러한 선입견을 갖지 않도록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입히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기울인 브랜딩 작업이었습니다.
라오스, 루앙프라방
시작은 라오스의 루앙프라방이라는 도시입니다. 루앙프라방의 북부 지역, 그리고 인근 산악지역에서 커피가 재배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도시 전체의 분위기와 정서에서 모티브를 따오기로 했습니다. 사실 물밑으로는 별의별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지만, 라오스 현지의 신비하고 청정한 자연과 루앙프라방의 기이한 정취와 유유자적함을 커피에 담으려고 노력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우선 루앙프라방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재밌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루앙프라방은 서기 1,500년경 '란쌍'왕국의 수도였다는 것입니다. 란쌍은 100만마리 코끼리라는군요. "오호 그렇다면 커피의 컨셉을 코끼리로 잡아볼까요? 거기 가니까 황금 사원도 있던데 이름을 노란코끼리, 옐로우펀트라고 하면 어때요?"라고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전화로 원더스 대표님과 이야기 하게 된 것이 네이밍의 시작이었습니다.
루앙프라방의 도시 정서는 사실 굉장히 특이합니다. 뭔가 되게 유유자적하고 고즈넉하면서 전통적인 것들이 굉장히 잘 보호가 되어 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도시 자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도시에 대한 설명도 "인간의 탐욕이 사라지는 셀라비 (이것이 인생이다.) 제가 루앙프라방에 갔을때 느꼈던 그 느낌과 너무나도 일치하고 잘 어울렸습니다. 그렇게 몇가지의 키워드를 찾게 되었죠.
이렇게 정리하고나니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아직 스피릿이 부족하니 여기에 모단체인 원더스의 스피릿도 함께 넣어보기로 하였습니다.
이제 뭔가 재료가 좀 모인 것 같습니다. 이것을 기반으로 옐로펀트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들을 머리를 쥐어뜯으며 뽑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핵심 가치라는 것은, 가치, 말 그대로 어떤 부분에 가치를 두고 활동할 것인지 성격을 결정하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는 이걸 바탕으로 전반적인 정서까지 만들어낼 수 있게 됩니다. 암튼,
루앙프라방의 느긋함, 원더스의 함께하는 정신, 그리고 가볍게 장난치는,
이 세 가지의 가치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이 글을 보시는 느긋함, 함께하는, 그리고 장난치는 느낌을 코끼리 캐릭터에서 느끼셨다면 저희 의도가 그래도 좀 전달이 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가치관이 만들어지고 이것을 결정한 순간 옐로펀트는 느긋하고 장난치고 함께하는 성격을 가진 가치관을 갖게되었습니다. 어떤 캐릭터인지 느낌이 오시지요? 주변에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분명히 몇몇은 있으실 겁니다. 앞으로 옐로펀트는 이 세 가지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브랜드 활동을 하게 됩니다.
브랜드의 가치관을 조금 더 확장하여 세밀하게 표현해보았습니다. 여기에 이미지도 많이 넣고 어떤 느낌으로, 어떤 컬러로 어떤 분위기로 표현할 것인지 창의적인 접근을 해야하지만, 그것은 조금 더 나중에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이것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관 뿐 아니라 주요 활동과 방향성까지도 도출이 가능해집니다.
여기에서도 저희가 가장 중요한 핵심 가치라고 생각했던 하나는 느긋함, 즉 유유자적 입니다.
그래거 이걸 여차저차 해서 옳거니! 코끼리를 루앙프라방의 자연속에 눕혀두고 일광욕을 시켜보자라는 의견 내게 되었고 그외의 다양한 포즈를 개발하여 서로 비교하고 적용하던 과정에서 누워있는 노란 코끼리까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냥 그리다보니 귀여운 자세가 나와서 만든 캐릭터는 아닌거지요.
여기까지 간단히 옐로펀트 커피 브랜드가 어떻게 가치관을 만들어냈는지를 알아보았습니다. 어떠세요? 여기까지만 봐도 유유자적하게 누워서 옐로펀트 커피가 마시고 싶지 않으신지요?? 다음번에는 가치관을 통한 일관성과 사명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꼭 옐로펀트 커피 검색해서 드셔보세용!)
12월 21일 오픈! 많이 방문해주세요!
https://smartstore.naver.com/aromdeenature/products/6100867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