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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목 Apr 29. 2016

말은 쌓인다 글은 덮는다

생각을 덜어내는데 글만한게 있을까

어제의 대화에서 나는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 누군가를 만나서 자기 얘기를 하면, 그게 즐거운 일이든 푸념이든, 상대도 그만큼 쌓이는거라고. 피로하게 만든다는 것이지. 내가 끙끙 앓고 있는 스트레스를 상대도 같이 받게 되니까. 아무리 베프라고 하더라도 다 얘기로 쏟아낼 수 없는 것 같아. 들어줄 친구를 생각해보면 자신의 고민이나 우울함을 매번 들어주는 것도 부담이 될 테니까.


그래서 글을 쓴다고 하더라. 글과 노트는 다 받아주니까. 마음대로 마음 상한 것도 다 받아주고 우울한 마음도 받아주고. 신기하게도 그런 것들은 마음에 쌓이더라. 우울한거, 누구한테 한 소리 듣는거, 좌절한거 일이 잘 안 풀리는거, 두려운거, 상처 받은거, 심지어 꼬맹이 시절 받았던 것 까지도 모두 남아서 나를 괴롭히더라. 어딘가에는 풀어야 하니까 돈 주고 상담을 받지 않는다면 그런 얘기 누구에게 하겠어. 가족에게도 못하는 말들인데. 그래서 글로 쓰고 노트를 덮는거지. 한결 가벼워질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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