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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목 May 07. 2016

유행 속에서 나를 잃지 않으려면

북트의 서점창업 - 7

'아프니까 청춘이다'와 '아프면 환자다' 사이에는 많은 점들이 존재한다.


한참동안 뭔가 전국적으로 유행하다 보면, 시간이 지나고 반대급부가 출현하더라고. "할 수 있어!", "넌 강해!", "너가 최고야" 등등의 긍정 효과가 인기를 끌더니 어느새 우리를 선동하지 말라며, 우린 평생 평범하다며 진정성을 보이는 얘기들이 많아지기도 하고 김난도 교수님 책에 동의하던 시절이 지나가더니 어느새 "아프면 환자지 청춘이냐!"라는 얘기들이 유통되는 요즘은 정말 주장에 대한 다양한 생각이 빠르게 검증되고 균형을 잡아가는 세상인 것 같아.


그러니 잘못 말했다가는 한 순간에 매장도 당하고 사과도 해야하고 한 순간에 인기를 얻게되고. 속된말로 이리저리 치우치지 않게 줄타기를 잘 해야하는 시대인 것 같아. 이렇게 유행의 반대 급부가 등장하는 것에 나의 견해를 살짝 말해본다면, 이런 균형은 거의 모든 일에서 동일한 것 같아. 한 번 분위기를 타면 집단적으로 그쪽으로 휩쓸렸다가 누군가가 아니야라고 외치면 그제서야 반대로 우르르 돌아서는 심리가 어쩌면 주체적 생각이 적어서 생각의 다양성이 떨어져 버린게 아닌가 싶은거야. 지난해에는 고추 농사가 잘됐대  그러면 그 다음해엔 고추농사만 짓고, 요즘 이 아이템이 대박이랍니다 하면 2년 안에 망할 매운불닭집을 1억씩 들여서 만들어보는 것이지. (소리소문없이 사라져버린 그 많은 불닭집들...) 한국이 유독 심하지 않은가 싶어.


나는 솔직히,
유행이나 선동에 휩쓸리고 싶지 않거든.


남들이 뭐라건간에 난 내 갈길 간다 안녕~ 하고 싶은거야. 대세에 대한 부정은 아냐. 거기에 그렇게 있구나 인지하지만 무시하거나 주제 넘게 까분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고 충분히 인정하지만 나는 그것에 관해 나만의 생각을 보유하고 싶은거야. 내 생각이 독창적일 수도 있고 남들과 비슷할수도 있어. 그러나 대중적 유행이 시작될 때는 다들 좋아하다가 시간이 자나 그것이 모두에게 익숙해질 즈음 반대 성향의 견해들에 또 그럴듯하다는 이유로, 혹은 '미처 생각지 못했어' 라는 이유로 더 쿨하다고 생각하고 따라가는 줏대가 없는 행동은 되도록 삼가자라는 거야.


생각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은 당연하지. 노선도 시시각각 변하는 게 뭐 그리 중요한 일은 아니지만, 이리저리 휩쓸리지는 말자는거야. 더욱이 자기 생각이 아닌 남 이야기 듣고 휙휙 바뀌지 말자는거지. 세상만사 모든 일에 자기 생각과 줏대를 세울 필욘 없겠지만, 아직 이쪽 혹은 저쪽의 이원론적 분류만 가능하다면 이제부턴 이쪽 점과 저쪽 점 사이에 수 없이 많은 점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내 생각이 그 수 많은 점들 중 하나가 될 수 있게 다양성을 확보하면 좋겠어.


지금 서점도 마찬가지야. 하고 싶었던 것은 오래전이었지만 이제야 시작이고 아직 오픈도 하지 않았어. 물론 다른 작은 서점들이 어떻게 활동하는지 살펴보고 궁금한거 찾아가서 물어보곤 해. 어디 서점에서는 강연도 많이 하고 워크샵 클래스도 많이 하곤 하지만, 일단 한 번 정한 나의 이야기들을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이 이 서점의 시작이 될 것 같아. 다른 서점들과는 다르게.


그러나 나답게.


이렇게 한다고 해서 제대로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서점의 성공이 뭔진 모르겠지만) 성공에 전혀 관심도 없지만 완성 자체를 그려놓지 않고 흰 종이에 글 쓰듯 써지는대로 하나씩 만들어 나가고 싶은거야. 엔딩을 어디서 마무리 할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 이렇게 됐으면 좋겠어 하는 그림이야 물론 있지만, 그게 되려면, 엄청난 노력과 끈기가 있어야 할 수 있으니까.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매일 매일을 새 종이에 글 쓰듯 시작해보자. 나를 잃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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