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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목 May 24. 2016

인생은 패키지 여행이 아니다.

평범함을 벗어나 삶을 흔들어보자.

목적성이 중요할 때엔 아무것도 아닌 사소함이 필요하고 사소함이 극에 달하면 목적이 중요해진다. 삶이 계속 그렇게 돌아가는 것마냥 반복된다. 여행을 오고가는 수많은 사람들은 여행이 삶의 도피인 경우도, 삶을 온 몸으로 맞닥뜨리는 과정일수도, 그저 머리를 텅 비우고 싶은것일 수도 있다. 어쩔땐 의미가 있지만 어쩔땐 의미가 없을수도 있는 것이 여행이다.


여행은 단지 공간이 움직이고 상황이 바뀌는 것이지만 거기엔 주체성이 있고 자율성과 적극성이 있다. 평소와 다르다는 것은 스스로를 전혀 다른 상황으로 던져놓는 용기다. 틀어지는 계획들은 잘 대처해야 하고, 극한을 이겨내며 새로운 것을 맞닥뜨리는데 두려움이 사라지는 삶을 건강하게 하는 명약이다. 일상과 비일상의 조화로운 경험은 삶을 주체적으로 만들어준다는데에서 독서와 같다. 경험을 읽고 생각하는 것과 오감으로 느끼는 것이 다를 뿐 둘은 서로 같다. 대신 여행은 책과는 다르게 실제이며 현실이다. 그러한 경험을 패키지 여행으로는 느낄 수 없다. 책이 주는 상상만으로도 해결이 되지 않는다. 이것은 추상적 이미지가 아니다. 태양이 작렬하는 땡볕 아래를 온몸으로 이겨내며 세 시간씩 걸어보는 것이고, 도둑질을 당해보고 분노의 이빨을 갈아보는 것이며 전혀 다른 사람들을 만나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다.


'책'이나 '일상'엔 없는 경험이 여행엔 있다. 불확실한 다음 발걸음을 용기내어 내딛는 것이 여행이다. 삶은 여행을 닮아서 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고스란히 인생으로 남는다. 인생은 나도 모르는 별안간의 일들이 쌓이고 이겨내든 이겨내지 못하든 견뎌내는 것이다. 무를 수 없는 것이기에 다시 쓸 수 없기에 삶의 굴곡과 경험은 귀중한 가치가 된다. 오늘도 삶으로 여행을 떠나자. 평범함을 벗어나 삶을 흔들어보자. 내 인생을 패키지 여행으로 살기는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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