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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백만 Aug 12. 2021

시를 쓴다는 건

오늘도 너는 눈물로 시를 쓴다.



후배가 술을 먹다 목놓아 울었다. 

오늘 상사에게 혼이 났고, 나이 어린 일 년 선배에게도 혼이 났다. 

아직 신입이라 모르는 것이 많은 게 당연한데, 

일에 대한 욕심과 달리 자꾸만 실수하는 자신에게 화가 나 눈물이 난다고 했다. 

하필이면, 이렇게 엉망인 날 고객에게 컴플레인까지 걸렸으니....

그녀에게는 오늘이 최악 중 최악의 날이었다.

"괜찮아. 다들 그러면서 크는 거야."

나는 빈 잔에 술을 따라 주었다.

다 큰 어른이 술집에서 아이처럼 엉엉 소리 내어 우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웃음이 났다.

"선배, 저 잘할 수 있겠죠?"

그녀가 물었다.

"그럼, 잘할 수 있지. 걱정 마."

그녀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일에 대한 욕심이 보이니까. 부디, 퇴사한다고 술 사달라는 일만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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