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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백만 May 02. 2022

다단계 중독, 병입니다.

- 엄마를 신고합니다.

불법 다단계업체에 신고를 한 지 20일 지난 오늘.

경찰서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경찰입니다. 신고가 여러 건 접수되어서 연락드렸습니다."

"엄마와 통화를 할 수 있을까요?"

그 한마디에 나는 수만 가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신고를 한 것을 엄마가 알게 되면 나와 인연을 끊지 않을까?

엄마의 꿈이 깨지면 엄마는 다시 불행해질 텐데 그냥 둘까?

그냥 두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길 텐데 그게 맞는 걸까?

정말, 그 업체가 진짜 좋은 업체일지도 모르잖아.

그러다 결국

나는 경찰에게 엄마 전화번호를 넘겼다. 

전화번호를 넘긴 뒤 나는 걱정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별일 없겠지, 그래 별일 없을 거야. 

한 시간 뒤 엄마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야! 모하는 짓이야! 사람 쪽팔리게, 나를 신고해?"

"아니, 신고한 게 아니고 무슨 업체인지 몰라서 상담 신청한 거야!"

"경찰한테 전화를 한 게 무슨 상담이야!"

버럭 화를 내는 엄마를 어떻게든 달래야 했다. 

"그래서 경찰이 뭐라고 했어? 엄마한테 뭐라고 했는데?"

"뭘 뭐라고 해. 가입신청서 보내줄 테니까 가입하라고 했지!"

그 순간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어 배를 잡고 웃었다.

경찰한테 가입을 하라고 했다니. 살다가 이런 황당한 경우는 처음 들어보지 않았을까?

하!

혹시나, 경찰전화를 받고 정신 차리지 않을까? 하는 내 기대는 단번에 무너졌다. 

이 엄마 어떻게 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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