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를 신고합니다.
불법 다단계업체에 신고를 한 지 20일 지난 오늘.
경찰서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경찰입니다. 신고가 여러 건 접수되어서 연락드렸습니다."
"엄마와 통화를 할 수 있을까요?"
그 한마디에 나는 수만 가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신고를 한 것을 엄마가 알게 되면 나와 인연을 끊지 않을까?
엄마의 꿈이 깨지면 엄마는 다시 불행해질 텐데 그냥 둘까?
그냥 두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길 텐데 그게 맞는 걸까?
정말, 그 업체가 진짜 좋은 업체일지도 모르잖아.
그러다 결국
나는 경찰에게 엄마 전화번호를 넘겼다.
전화번호를 넘긴 뒤 나는 걱정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별일 없겠지, 그래 별일 없을 거야.
한 시간 뒤 엄마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야! 모하는 짓이야! 사람 쪽팔리게, 나를 신고해?"
"아니, 신고한 게 아니고 무슨 업체인지 몰라서 상담 신청한 거야!"
"경찰한테 전화를 한 게 무슨 상담이야!"
버럭 화를 내는 엄마를 어떻게든 달래야 했다.
"그래서 경찰이 뭐라고 했어? 엄마한테 뭐라고 했는데?"
"뭘 뭐라고 해. 가입신청서 보내줄 테니까 가입하라고 했지!"
그 순간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어 배를 잡고 웃었다.
경찰한테 가입을 하라고 했다니. 살다가 이런 황당한 경우는 처음 들어보지 않았을까?
하!
혹시나, 경찰전화를 받고 정신 차리지 않을까? 하는 내 기대는 단번에 무너졌다.
이 엄마 어떻게 하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