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방을 풀다

by 김곤

우리는 아침 일찍 호텔을 나와 지하철을 이용해 공항에 도착했다. 아침을 간단하게 해결해 줄 먹거리를 편의점에 구입해 공항의 2층에 있는 휴게실로 향했다.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휴게실로 올라가 테이블에 앉자 깔끔하고 넓은 규모에 놀라 아내에게 말했다.

여기 좋다.

저번에는 없었는데. 좋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곳.

첫날의 설렘이 아쉬움으로 바뀌는 시간이다.


오기 전의 일들이 떠오른다. 어쩌면 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의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던 아내의 얼굴. 체기로 고생하는 아내와 같이 공원을 달리던 시간. 비행기 안에서 아내의 얘기를 듣고 폭소를 터뜨렸던 딸의 웃는 모습, 후쿠오카의 거리를 걸으며 얘기하던 우리들의 시간, 도착 한 날 편의점 계란샌드위치를 사서 호텔 방에서 먹던 우리, 장어덮밥에 맥주가 이렇게 맛있을 수가, 하고 감탄하며 빨개진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웃던 아내의 얼굴, 저녁노을을 업고 나카스 강변을 걸으며 주 하느님이 건네는 선물에 감사하던 시간, 백화점 지하 초밥 집에서 생맥주에 복숭아 빛 얼굴을 하며 나를 반기던 아내와 딸..........


내가 아내에게 물었다.

이번 여행 어땠어?

좋았어.

우리 oo는?

나도.




집 앞 공원이다.

걷는다.

부유한다.

행복하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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