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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곤 Feb 22. 2024

계단을 오르고 보니

예전 글에 무릎이 안 좋아 실내자전거로 허벅지근육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요즘은 업무가 바빠 매일은 못한다. 자전거를 타면 바로 근육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전보다 더뎌서 무릎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어디에서든 어느 때든 계단을 이용하려고 한다. 



나는 출근길에 계단을 몇 번 만난다. 집에서 나와 서해선을 갈아타기 위해 역에 도착하면 첫 번째 계단을 오른다. 환승을 위해 가는 길에서는 에스카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한다. 환승역 개찰구를 나와 플렛홈으로 이동하는 길에는 녀석없다. 그래서 긴 에스카레이터를 걸어 올라간 후에 다시 그놈을 이용하면 플렛 도착하는데, 그곳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면 목적지역에서 녀석만난다. 그리고 10여분을 걸어 3층에 있는 사무실을 가기 위해서 녀석과 함께하는 것으로 출근길 운동은 끝이 난다.



52살에 시작한 공직 생활의 마지막 발령지에서 달을 보내고 있는 요즘. 오늘따라 평소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였다. 바로 비상계단이다. 녀석을 이용해 7층까지 가보다. 내려갈 때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고 3번을 반복했다. 운동 효과는 만점. 근육이 탄다고 할까. 녀석이 얼마나 고마운지. 무릎은 아프지. 실내자전거를 타기 위한 짬을 내기는 좀처럼 어렵지. 평지를 많이 걸으면 무릎에 무리가 가지. 이런저런 생각에 녀석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는데, 그 바람이 이루어져 감사하다.



내가 이토록 무릎 회복에 신경을 두는 것은 사유를 위한 긴 산책의 시간을 다시 갖기 위함이요, 다른 하나는 건강으로 큰 사달을 겪었던 경험이 알려준 나만의 생활방식이다. 그것은 인간이 무엇인가 하는 데 있어 지속가능한 힘의 원천은 긍정의 힘에 있다는 것이다. 누구는 주사를 맞기도 하며 지낸다고 하지만 매일 조금씩, '오늘도 오르자!"라는 생각으로 허벅지 근육을 키워가면 무릎 통증은 반드시 사라질 것이라고 믿으면서 내일도 오를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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