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근길. 늘 이용하던 대로변을 벗어나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가 사무실이 있는 쪽으로 나가보려는 생각이다. 그런데 단지 안으로 들어가 보니 웬걸. 여러 개의 길이 단지 안을 디자인하고 있다.
'어느 길이 맞지?'라고 드는 사유의 순간 '어차피 가다 보면 만나겠지'라며 앞으로 향했다. 그리고 만난 대로변.
퇴직 후에 어떠한 삶의 길을 가야 하는지를 두고 고민하는 요즘이다. 여러 일을 하는데 시간은 녹록지 않으니, 예를 들어 내가 100세까지 산다면 남은 시간이 41년, 흐르던 시간보다 흐를 시간이 덜 남았다. 그래서 외길을 예쁘게 포장하며 가는 것이 좋거늘, 이곳저곳에 생각을 둘 때가 있다. 욕심인 줄 알면서도.
여행길이나 초행길에서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를 두고 사유하는 경우가 있다. 경험한 분들은 다 알겠지만 가다 보면 종국에는 하나로 통하는 길을 만나기도 하지만.
누군가 오늘, 어느 길을 갈지 고민을 하고 있다면 어떤 곳을 선택하든지 행복하면 좋겠다. 어느 길이 맞는지보다 가고 있는 길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