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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엽 Aug 01. 2023

누구나 외롭다. 청년들은 더 외롭다.

"이 외로움을 어찌 할까?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라는 강원국 작가의 기고 글을 읽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창문 너머로 엄청한 굉음으로 울려나오는 숲 풀벌레 소리가 나를 깨웁니다. 그렇게 시끄러운데도 전혀 소음으로 느껴지지 않았지요. 오늘은 평소와 달리 책 대신에 인터넷 기사를 먼저 읽었는데. 이 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혼밥족들이 많아지고 1인 가구도 덩달아 늘고 있다는 말로 시작한 기사가 제 마음에 깊이 와닿았습니다. 전 아직까지 외로움을 별로 느끼지 않고 하루 하루 바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을 많이 만나니까 아직은 외로움을 느낄 틈도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언젠가 저도 외로뭄을 겪게 되겠지요. 육체의 쇠약과 더둘어 정신적 외로움이 동반할 수도 있지요. 혼자 사는 사람만 외로운 게 아닙니다.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외로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외로움에 노소를 구별할 수 없습니다. 나이든 사람도 외로움을 느끼지만, 청년들은 더 합니다. 우리나라 20대 10명 중 6명이 외로움을 느낀다는 통계도 있지요. 


강원국 작가의 말처럼 외로움은 정신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외로움이 깊어지면 불안과 무기력에 빠지고 부정적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더 우울해지는 악순환에 빠진다지요. 당연히 우울증을 불러오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아울러 신체적으로도 면역력 저하와 함께 각종 질병에 걸릴 확률이 올라간다는 강작가의 말이 상당히 설득력이 있더군요. 심지어 그는 사람이 외로움을 심하게 느끼면 담배 15개비를 피는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조사 결과도 언급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외로움이  기억력과 인지 기능 저하로 창의력, 의사결정 능력을 떨어트리고 치매 발병 위험을 키운다고 강조하네요. 


사람들이 외로움을 비롯한 여러 가지 어려움에 처할 때 제3자는 그것을 아주 쉽게 판단하고 가볍게 조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고통에 대해 정말 신중하게 조언해야 합니다. 도움이 되지 않는 조언은 애초부터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어쭙잖은 충고나 조언은 힘든 사람의 상처에 소금 뿌리는 것처럼 극히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곁에 힘든 시기를 보내는 사람이 있으면 공감해주고, 위로해 주면서 삶에 대한 의지가 생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대책이랍시고, 어디 여행이라도 가든가 아니면 취미 활동이라도 해보라 등등 권하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갑자기 인간 관계를 넓혀라, 봉사활동이라도 하라 등등. 그런데 지금 당장 외로움에 절어 힘든 나날을 보내는 사람은 순간 순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그냥 이겨내야 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지요.  


우리 같은 노년 세대의 입장에선 긴 인생을 살아오면서 제 나름 인생 경험이랍시고 "힘든 시기를 잘 참아내면 좋은 날이 올 것이다. 지금 고생은 고생도 아니다." 따위의 충고를 하는 경우가 많지요. 젊은 날 고생은 사서 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같은 그런 충고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그런 말들은 젊은 청년들에게 도움이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더 절망에 빠지게 합니다. 그냥 말없이 청년들의 힘든 생활을 진심으로 공감해주고 이해해 주면서 용기를 갖도록 손을 잡아 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일제, 6.25 같은 우리 현대사에 굵직굵직한 역사적 격변기를 거치면서 압축적인 고도의 경제 성장으로 우리 나라의 위상이 선진국 문턱을 넘어섰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의 치명적인 빈부격차에 따른 저소득층의 삶은 참으로 궁핍하고 피폐합니다. 지금 기성세대, 노년 세대가 보냈던 젊은 시절엔 비록 사정이 열악하긴 하지만 그래도 새로운 계층으로 진입이 조금이라도 가능했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한번 격차가 발생하면 그 격차를 극복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더욱이 청년 실업이 만연한 현실에서 우리 청년들은 지금 당장 버젓한 일자리 하나 구하기 어려워 비정규직이나 알바 인생으로 살아가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어디 청년 세대 그들의 책임인가요. 바로 경제적 풍요를 누리면서 사회적 고통을 외면하는 우리 기성세대들의 책임이 크지 않은가요? 


나이가 들어 몸이 쇠약하고 주위 사람들이 떠나가면서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제 갓 사회생활에 뛰어들기 시작한 청년 세대가 외로움을 느낀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도 정말 심각한 일입니다. 그저 그들 세대의 운명이러니 하면서 아무 대책도 없이 방치하면 그것이 거대한 사회적 문제가 되어 기성세대들까지 포함하는 공동체 사회의 파괴도 초래할 수 있음을 깊이 인식해야 합니다. 내 자식만 취직하면 다른 아이들 삶에 관심이 없다는 사고는 버려야 합니다. 청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여겨 공동체 사회가 이겨 나갈 수 있는 대책이나 방법을 강구하려고 함께 노력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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