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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엽 Aug 24. 2023

나이가 들면 남의 허물에 관대하라

채근담(菜根譚)에 대해 잘 아실 겁니다.  이 책은 세상살이에 교훈을 주는 글로 가득한데, 중국 명나라 말기 홍자성의 어록입니다. 이 책에 숱한 교훈들이 들어 있는데, 오늘 그중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人之過誤宜恕 而在己則不可恕 남의 잘못은 마땅히 용서해야 하나, 자기의 잘못은 용서하지 말라

己之困辱當忍 而在人則不可忍 자신의 곤욕은 마땅히 참아야 하나, 남의 곤란은 참아서는 안 된다.




그런데 우리들이 실제 생활에선 남의 허물에 지나치게 엄격한 경향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잘못은 자꾸만 합리화를 거치면서 관대해지지요. 젊은 날엔 치열한 논쟁과 토론을 하면서 상대방의 헛점을 공격하기도 하고,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상대방의 허물을 침소봉대하여 자신에게 유리하게 하는 일도 꽤 있지요. 하지만 나이 들어서는 절대 그리하면 안 됩니다. 


나이가 들어보니, 길에서 만나는 젊은 세대가 유난히 이쁘지 않던가요. 이제 갓 스무 살을 넘긴 청춘 남녀들이 손을 꼭 잡고 걸어가거나, 신혼부부가 팔짱을 끼고 다정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정말 이쁘지 않던가요. 이제 몇 돌 될까말까한 아가야가 종종 귀엽게 걸어가고 젊은 새댁 부부가 그 아가야를 바라보는 모습 또한 진짜 아름답지 않던가요. 


저희들끼리 사랑하고 그렇게 결혼한 뒤 시부모를 뵈러 온다거나, 장인 장모님을 찾아보러 오는 장면을 목격하면 진짜 부럽기도 하고 시샘도 느낍니다. 우리집 아이들 3남매는 아직도 결혼 소식이 감감 무소식이라 아쉽지만, 다른 집의 젊은 부부가 지나가는 것을 보면 정말 이쁩니다. 


가끔 못난 어른들이 젊은 세대의 허물을 찾아 신랄하게 비난하는 장면을 보면 영 보기 좋지 않습니다. 그 어른들이 젊은 시절을 스스로 냉정하게 바라보면 지금의 젊은 세대보다 부족한 면이 훨씬 많을 텐데도, 자신들은 그리 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부정하기도 합니다. 물론 젊은이들의 행동에 부족한 면도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들의 웬만한 허물은 눈감아 주는 것도 좋습니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 상대방을 밉게 보면 한없이 미워 보이는 법입니다. 반면에 이쁜 면을 찾으려고 노력하면 잘 하는 것도 생각보다 많이 발견하게 됩니다. 


나이가 들면 비단 가정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만나는 젊은 세대들에게도 넉넉하고 여유롭게 대해야 합니다. 그들의 헛점이나 잘못 또는 허물을 뒤질게 아니라. 어쨌든 어려운 시절 힘들게 살아가는 젊은 세대에게 격려, 존중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그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어려움을 공감해 주고 격려와 성원하는 자세를 단단히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 젊은 세대가 바로 우리 기성 세대를 책임지는 사람들임을 절대 잊어선 안 됩니다. 그렇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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