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이 있다면 원수도 자식도 추천할 수 있다. 기황양(祁黃羊) 이야기
밖으로는 원수를 피하지 않고, 안으로는 친인척을 피하지 않는다. 인재를 발탁하거나 추천할 때 사사로움을 앞세우지 않고 능력을 기준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능력이 있다면 개인적 원한 관계에 있는 인물이도 추천하고, 역량이 뛰어다나면 자식이라도 기꺼이 추천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물론 그렇게 사심을 벌리고 추천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더욱이 현대 사회에서 이해관계가 크게 영향을 미치는 관료 사회에서 말이다. 하지만 그래도 국가의 공직에 인물을 추천할 때 이러한 정신으로 할 수 있다면 훌륭하지 않겠는가. 원수나 자식은 특정한 예에 불과하고 방점은 역량을 갖춘 자라면 추천자와 어떤 관계에 있든 무방하다는 데 있다.
『사기(史記)』 「진세가(晉世家)」에서
진(晉)나라의 평공(平公)이 기황양(祁黃羊)에게 물었다.
“남양(南陽)현령 자리가 비어 있는데, 누가 적임자 같소?”
기황양이 말했다.
“해호(解狐)가 가장 적합할 것입니다.”
그러자 평공이 기황양에게 되물었다.
“해호는 그대와 원수지간이 아닌가?”
“왕께서 누가 임무를 수행하는 데 적합한가를 물으셨지, 신의 원수를 물으신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君問可, 非問臣之仇也.
평공은 해호를 남양현령으로 임용했다. 나라 사람들이 모두 훌륭한 임명이라고 칭송했다.
얼마 후, 평공이 또 기황양에게 물었다.
“위(尉) 자리가 비었는데,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보시오?”
“기오(祁午)라면 직책을 잘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평공이 다시 물었다.
“기오는 경의 아들이 아니오?”
“왕께서 그 자리에 누가 가장 적합한가를 물으셨지 신의 아들을 물으신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君問可, 非問臣之子也.
평공은 기오를 임용했다. 나라 사람들이 이것 역시 뛰어난 임명이라고 칭송했다.
공자(孔子)가 이 일을 듣고 말했다.
“훌륭하다, 기황양의 인물 추천은. 다른 사람을 추천하는데 원수라고 해서 배제하지 않았고, 자기 사람을 천거하는데 아들이라고 해서 피하지 않았으니, 기황양이야 말로 공평무사하다고 할 수 있겠구나.”
孔子聞之曰, 善哉. 祁黃羊之論也. 外擧不避仇, 內擧不避子, 祁黃羊可謂公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