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렇게 친구가 되는 겁니다

한 줄은 한국 또 한 줄은 일본 시민이 만나 교류하고

by 길엽


한국과 일본 양국 시민들 간의 교류 모임 "한일우호교류회"가 1996년에 창립되어 이제 만 27년이 지났네요. 30년 가까이 세월이 흘러가니 숱한 인연들과 수많은 정들이 쌓여 이젠 웬만한 친척 저리 가라 할 정도의 친구가 되었습니다. 2023년 올해도 5월엔 히로시마 세라쵸에서 단체 방문단이 부산에 와서 만났고, 6월엔 우리 회원들이 오이타 현 분고오노 시 미에마치 시골을 방문했으며, 지난 10월엔 우리가 다시 나고야에 가서 그쪽 시민들과 만났습니다. 상호 방문이 관레가 되어 있어서 한 번 가면 한 반 오는 식의 릴레이식 교류라고 할까요.


평균 약 100여 명 교류가 전개되기 때문에 규모도 상당히 큽니다. 외교부에서 이런 행사를 치르려면 수천 만 원 경비가 소요될 것입니다. 그에 반해 저희들 민간 교류는 순수 자비로 행사를 진행해 왔습니다. 생생한 민간 외교 현장을 경험하게 됩니다. 대부분 일본어를 구사하지만 때로는 언어 구사 능력이 부족해도 3시간 정도 마주 앉아 음식을 함께 먹으며 대화를 나누면 저절로 친구가 됩니다. 이러한 민간 교류가 활성화되 양국 정부 간의 정치적 역사적 난제 해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것 자체로도 큰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일본을 방문할 때 경비가 매우 저렴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 달 11월 17일 금요일 밤에 부산항을 출발하여 18일 토요일 아침 시모노세키항에 도착하면 현지 회원들이 마중 나오고, 대절 버스를 타고 먼저 이와쿠니 킨다이쿄 관광을 거칩니다 그리고 다시 히로시마 세라쵸라는 아주 작은 시골 마을에 도착하면 현지 시의원을 비롯한 관게자들 그리고 저희 자매결연 공연팀이 마중 나와 있지요. 현지 숙소 1박에 3800엔 정도로 매우 저렴합니다. 그날 오후 현지 시민들과 함께 도보 단풍놀이 관광 시내 관광을 거치고 밤엔 양국 시민들 약 80여 명이 교류회를 갖습니다. 다음날 일요일 오전 현지 축제인 마츠리 관광을 합니다. 그리고 다시 시모노세키로 돌아와 조선통신사 유적지 방문과 카라토 수산 시장 방문 및 쇼핑 그렇게 일요일 밤에 시모노세키를 출항하여 다음 날 월요일 20일 아침 8시에 부산항으로 들어옵니다. 이렇게 해서 1인당 총 경비는 33만원입니다. 현지 자매단체에서 협조해 주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여행사에서 저희와 상품 의논을 해보더니 도저히 수지가 맞지 않은 듯 소식이 없네요. ㅎㅎ. 이렇게 양국 시민이 만나는 교류를 30년 가까이 진행해 왔습니다. 이렇게 자주 만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구가 됩니다. 그리고 만남을 계기로 한국어 공부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는 일본 시민들이 늘어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외국어가 필요하다는 것을 본인이 깊이 느끼게 됩니다. 실제 만남 현장에서는 언어보다 바디 랭기지나 한자 필담이 많이 벌어집니다. 그것도 그 나름대로 재미가 있습니다.


내년 3월 말엔 오이타 큐슈 올레길로 갑니다. 벚꽃이 만개한 큐슈 올레길을 두 시간 정도 편안하게 걷는 코스이지요. 이쪽 분들은 지금까지 부산에 자주 오셨습니다. 해마다 평균 1~2회 정도는 만나왔습니다. 내년 오이타 큐슈올레 방문은 1인당 28만원 정도 예상하니 진짜 저렴하지요. 벌써 사전 주문이 많습니다. 양국 시민교류활성화에 중요한 전제 조건은 상호 방문입니다. 우리 나라 관광 수지 적자의 이유는 일방적 방문으로 끝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상호 방문하게 하여 시민 차원의 우호를 증진하고 경제적 효과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한 교류가 아닐까 싶습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