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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청소년 수능 과외 봉사활동 마지막 날

by 길엽

학교 밖 청소년 대상 교육봉사 마지막 날입니다. 지난 3월부터 지역 센터의 요청을 받아 매주 화요일 오전 2시간씩 대입수능 대비 EBS 수능 교재 지도 봉사활동을 해왔습니다. 처음엔 아이가 적응하기 어려웠던지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나아졌습니다. 매주 1회라곤 하지만 생각보다 빨리 돌아옵니다. 비록 무료 자원봉사지만 아이의 장래를 생각해서 소홀하게 지도할 수는 없었지요. 아이가 가고 싶은 대학에 가려면 더 좋은 점수를 받아야 하니까요.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 저도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더군요. 아이의 표정도 상기되어 있었습니다. 수능 시험 잘 치르라는 격려 말과 함께 1년 지도 과정을 마쳤습니다. 이제 수능까지 남은 기간 공부는 오롯이 본인 책임이 되겠지요. 어쨌든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제가 퇴직하고 나서 지역 사회 봉사활동을 몇 가지 하지만 이 아이를 지도하는 시간의 느낌은 남달랐습니다. 누군가의 미래 인생을 책임지고 지도한다는 것이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닙니다.


제 입장에선 35년 고교에서 대학 입시 수능 문제를 수도 없이 다루고 지도했던 경험이 있어 이 교재가 참 쉽게 느껴지지만 아이 입장에선 난해한 텍스트로 정말 힘들었을 겁니다. 그래도 열심히 노력을 기울여 최선을 다하던 학생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수시 원서를 작성해 놓은 상태에서 수능 점수 결과에 따라 당락이 좌우되기 때문에 한 문제, 한 텍스트라도 가르쳐 주고 싶지만 지금부터는 오로지 학생 본인의 학습이 매우 중요하지요. 아이가 헤어지면서 큰 목소리로 "감사합니다."라고 해서 순간 놀랐습니다. 부디 좋은 결과 있기를 마음 속 깊이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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