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현직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노년세대에 접어들었는데 마을 전체에서 나이를 견주어 보려 해도 이분들과 잽이 되지 않는다. 참 좋은 때지 하는 말을 많이 들었다. 진짜 내 마음 속으로 좋은 때지 하고 생각은 했지만 막상 마을 사람들 평균 연령이 70대를 훌쩍 뛰어넘고, 80대 할아버지가 너끈하게 경운기를 운전하며 들에서 논밭까지 갈아 넘기는 일이 흔한 장면이다. 그렇다고 이 분들이 농사에 그렇게 열심히 한다고 건강하다는 뜻은 아니다. 워낙 오랜 세월 농삿일을 하다 보니 습관적으로 아침에 일어나 들판에서 일할 뿐이지 당신들 스스로 몸을 돌볼 수 없었기에 여기 사람들 말마따나 온 전신이 다 아픈 경우가 많다. 그래도 들일 조금 하고 논밭에 곡식이나 채소 등을 심었다가 도시에 나간 자식들 손주 먹이려고 정성껏 농사짓는 이야기를 많이 접한다. 하기야 그 자체만으로 행복한 일이지.
내가 현직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노년세대에 접어들었는데 마을 전체에서 나이를 견주어 보려 해도 이분들과 잽이 되지 않는다. 참 좋은 때지 하는 말을 많이 들었다. 진짜 내 마음 속으로 좋은 때지 하고 생각은 했지만 막상 마을 사람들 평균 연령이 70대를 훌쩍 뛰어넘고, 80대 할아버지가 너끈하게 경운기를 운전하며 들에서 논밭까지 갈아 넘기는 일이 흔한 장면이다. 그렇다고 이 분들이 농사에 그렇게 열심히 한다고 건강하다는 뜻은 아니다. 워낙 오랜 세월 농삿일을 하다 보니 습관적으로 아침에 일어나 들판에서 일할 뿐이지 당신들 스스로 몸을 돌볼 수 없었기에 여기 사람들 말마따나 온 전신이 다 아픈 경우가 많다. 그래도 들일 조금 하고 논밭에 곡식이나 채소 등을 심었다가 도시에 나간 자식들 손주 먹이려고 정성껏 농사짓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접한다. 하기야 그 자체만으로 행복한 일이지. 이곳에서 누군가 그랬지
"도시에서 손주가 오면 좋고 가면 더 좋고"
이제 내가 이곳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고 마을 사람들 별로 많진 않지만 그들과 어울리다 보니 점차 마을의 일원이 되어 가는 듯한 생각이 든다. 가끔 저녁밥을 먹고 내 방 너머 담장을 넘겨다 보며 방안의 기색을 살피기도 한다. 어쩌다 나와 눈이 마주치면 겸연쩍어하면서 대문을 밀고 들어오고 마루에 나란히 앉아 담소를 나눈다. 겨울날에선 마루가 차갑기 때문에 그럴 일이 거의 없지만 봄에서 가을까지는 저녁 먹고 마땅히 할 일이 없어 골목길을 걷다 여기까지 오게 되는 것이다. 내 방에는 간식거리가 심심찮게 있다. 도시에서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어쩌다 이곳에 날 만나러 왔다가 남겨 놓은 간식거리다. 나보다 이 마을 사람들이 간식거리에 더 관심이 많은 듯하다. 저녁 식사하셨냐는 인사가 나의 주요 대화이고 나머진 여기 사람들의 삶에서 느낀 애환들이 대화의 대부분 분량을 차지한다. 그래도 이분들이 좋아하니 나도 보람을 느끼고.
내가 오기 전에는 마을의 저녁은, 아니 밤은 참으로 허전했단다. 어디 갈 데도 없고, TV라도 본다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역시 뭐니뭐니해도 사람들과 어울려 함께 웃으며 담소를 나누는 시간이 가장 좋지. 그러다 마음이라도 동하면 막걸리라도 나눠 마시고. 읍내까지 들길, 둑길을 따라 같이 걸으며 가벼운 농담에서 삶에서 느낀 철학 수준의 대화까지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나보고 고맙다고 하지만 오히려 내가 그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가득하다. 이곳에 와서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지역 특유의 텃세도 분명 있을 테고 내가 여기서 얼마나 견딜 수가 있을까 하면서 내심 걱정도 했지. 그럭저럭 잘 지내며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