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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엽 Apr 21. 2023

오타니 쇼헤이 같은 선수가 나올 수 있을까

 실력과 인성을 고루 갖춘 훌륭한 선수가 나오길 기대하며

오타니 신드롬의 열풍이 실로 엄청나다. 우리나라에서 일본 야구 선수가 인기를 끄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오타니는 한국 팬들도 정말 많다. 오죽했으면 유일한 단점이 그의 국적이라고 했을까. 우리집 딸 아이도 오타니 선수에 푹 빠져 있다.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쏠린 관심이 정말 엄청나다. 


오타니 쇼헤이가 더욱 신드롬을 만들고 있는 것은 단순히 성적이 좋고 우승을 하였기 때문만이 아니다. 그는 평소에도 예의가 바른 행동으로 숱한 미담을 낳아 미담제조기로 불리고 있다. 경기장에서는 쓰레기가 있으면  줍는 것으로 유명하고, 시합에서 삼진을 당하게 선수에게 유니폼에 사인을 해줄 정도로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매우 성숙한 사람이다.  


국제 야구 대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일본에 우승 트로피를 안긴 오타니 쇼헤이. 193cm 신장에 최대 구속 164km라는 탁월한 그의 실력에 품행과 인성, 야구에 대한 굳은 집념과 열정에 수려한 외모까지 더해서 진정한 세계 야구 영웅 반열에 올랐다. 초등학교 2학년생부터 야구선수를 꿈꿨다는 오타니는 지독한 연습벌레로 유명하다. 




만다라트(Mandarat) 목표관리 기법은 42년 전 일본의 마츠무라 야스오((Matsumura Yasuo, 松村寧雄))라는 경영 컨설턴트가 개발한 방법으로 만다라트와 같은 모양으로 아이디어를 다양하게 발상해 나가는 사고 기법입니다. 그 모양을 따라 '연꽃만개법', 개발자의 이름을 따서 'MY기법' 등으로 불리는데 오타니 쇼헤이가 이 방법으로 목표관리를 했다고 하여 최근 다시 유명해졌습니다.  만다라트(Mandarat) 목표관리 기법의 원리는 핵심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목표를 각각의 영역별로 작성해 보고 그 세부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천과제를 작성하여 목표를 구체화시키는 것입니다. 


고등학생 당시엔 학생부에 "야구계의 역사를 바꾸겠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된다" 등 자신의 포부를 써냈고, 42세까지의 구체적인 인생 계획표까지 미리 작성해 뒀다. 20세에는 메이저 리그로 승격하고, 27세엔 리그 MVP에 오르며, 성적이 하락하는 30대 후반부터 은퇴 이후 후임 양성에 관한 계획까지 있다. 실제 오타니는 구설 한 번 오르지 않는 철저한 자기관리와 금욕적이고 소탈한 생활로도 유명하다. 혹독한 훈련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영양제 복용, 아침 3숟갈·저녁 7숟갈이라는 간소한 식단을 고집한다. 


경기 중에도 끝나서도 상대에 대한 존중을 잊지 않았다. 최선을 다한 상대 팀에 모자를 벗어 예의를 표하고 자신을 삼진 잡은 투수에게 사인을 해주는가 하면, 아마추어들로 구성된 체코 팀의 모자를 쓰고 다니며 경의를 보냈다. 우승 뒤에도 한국 등 다른 팀들을 치켜세웠다.


“대만, 한국, 중국뿐만 아니라 각국의 실력 차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어느 나라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은 훌륭한 대회였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만다라트 계획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그는 성적을 위해 몸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성과 심지어 ‘운(運)’과 ‘인간성’ 파트를 별도로 만들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왔다. ‘운(運)’ 파트에선 인사하기, 부실청소, 물건을 소중히 쓰자, 심판을 대하는 태도, 긍정적 사고, 응원받는 사람 책읽기 그리고 ‘인간성(人間性)’ 부문에선 감성, 배려, 감사, 예의, 지속력, 사랑받는 사람이 들어가 있다.  


오타니 신드롬은 오타니 개인의 정신적 육체적 능력만으로 일으킨 것이 아니다. 물론 그의 탁월한 실력에 외모, 인성까지 갖추고 WBC 우승 과정에서 보여 준 뛰어난 역량이 주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좀더 깊이 들어가서 한국과 일본의 야구 인프라를 살펴 보면 우리에게 오타니 같은 야구 영웅이 나오기 어렵다. 


당장 고교 야구 팀 수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은 큰 차이가 있다. 대한민국에 야구부가 있는 고등학교는 60여 개 정도지만 일본은 4400여 개가 있다. 야구부원의 수에서는 한국이 평균적으로 30여 명, 일본은 평균적으로 100명이 넘는 야구부원이 있다.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이 일본을 야구로 이기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코시엔 고교 야구는 일본 NHK에서 전 경기를 중계해준다. 지금도 인기가 정말 엄청나다. 반면에 우리도 한때 고교 야구가 한때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지금은 해당 고교 동창이나 선수 학부모들 위주로 응원을 펼친다. 어쩌다 결승에 진출하면 해당 학교 학생들이 응원 차 야구장에 간다. 일반 시민들은 고교 야구에 대해 그리 관심도 없다. 더욱이 야구 선수 학부모들이 돈을 모아 코치 월급을 주는 상황에서 오타니 같은 선수가 나오기 더욱 어렵다. 



당장 성적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승리에만 목을 맨다. 오타니 같이 장기간의 계획표 수립과 노력 투입은 우리 스포츠 현실에서 극히 어렵다. 나아가 돈이 없으면 아무리 야구 실력이 뛰어나도 야구를 도중에 그만둘 수밖에 없는 현실은 더욱 우울하다. 프로로 진출하여 거액 연봉을 받는다거나 올림픽이나 아시안 게임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두어 군면제 받는 것이 야구를 하는 목표라면 오타니 아니라 그보다 못한 선수도 만들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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