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큰아들과 모임에 함께 참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큰아들이 일본 유학을 2년 6개월한 덕분에 일본어 구사 능력이 괜찮기에 제가 도움을 요청해서 같이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록 일본 대학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고 돌아와서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그 기간 도쿄 내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으로 일본 손님과 만날 적에는 큰 도움이 되지요. 지난 번 어느 단체 모임에도 같이 갔었는데, 지인들이 곁에 와서 저와 큰아들이 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더니 한 마디 하더군요.
"야 이 사람아 큰아들과 이런 모임에서 만나니 참 신기하네. 그리고 아들 바라보는 눈에 꿀이 떨어지는 같아. 아들하고 같이 있는 것이 그리 좋은가 보네. 참 보기 좋네."
시내를 가다가 우연히 우리 아이들을 만나면 제가 반가워하는 리엑션이 유난히 큰 모양입니다. 평소에 아이들과 그렇게 소통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들 눈에는 약간 오버 액션으로 비친 것 같더군요. 그렇다고 내 자식 만나는데 무슨 남의 눈치를 볼 필요가 있나 싶어 대수롭지 않게 넘깁니다. 솔직히 우리 아이들을 만나면 제 기분이 정말 좋았지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 마음이 더욱 커집니다. 아이들도 제 심정을 잘 이해해 주어 다행입니다. 집애서 늘 접하다가 시내 볼일 보러 가는 길에 아이들이 저를 발견하고 달려 오던 때도 있었습니다. 인사를 하고 다시 저희 친구들과 갈 길로 가는 아들 뒷 모습을 보면서 참 고맙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들 앞에서 그렇게 하기가 쑥스러울 수도 있을 텐데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