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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엽 Mar 10. 2024

책이 많이 팔리면 기부를 진짜 많이 하고 싶어요

평생 처음으로 종이책을 출판하였습니다. 아직은 실력이 미흡하고 글솜씨가 책을 낼 만큼 깜냥이 결코 안 되지만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제 자신의 생각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10여 년 읽고 또 읽었던 사마천의 <사기열전>에서 제 가슴에 깊이 와닿았던 다섯 가지 테마를 선정하여 그에 관련한 이런저런 사례를 언급하면서 부족한 글솜씨를 보충해 나갔습니다. <트라우마, 인내, 지조, 권력욕, 개혁> 다섯 테마는 우리 인간 사에 항상 존재하는 것이어서 무모하게 도전해 보았습니다. 필력이 탁월하지도 않고 유명 작가가 아니니 아직도 매우 부족함을 깊이 느낍니다. 그래도 앞으로 계속 책을 써나가고 싶습니다. 두 번째 책 원고 <간언(諫言)>도 대강의 원고는 써놓았고 행여 문맥이나 오타 또는 내용상 부족한 면을 찾아 수정 작업 중입니다. 신하 또는 아랫사람이 군주 또는 윗사람에게 올리는 말이 간언인데, 경직된 수직적 인간관계에서 간언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내 의사를 적절하고 유연하게 표현하여 상대방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두 번째 책은 아직 원고 수정 작업 마무리 중이니 여기서 언급하기는 좀 그렇습니다. 우선 불택(不擇)이란 제목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출전은 사기의 이사열전(李斯列傳)입니다. 진시황과 함께 중국 최초 통일국가인 진(秦)나라를 경영한 승상 '이사'가 <간축객서 諫逐客)>을 썼습니다. 외국에서 온 객들을 쫓아내란 명령에 대해 간한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객은 고대 전제군주체제에서 인재를 초빙하여 객경으로 뽑았는데, 세상에 인재라고 널리 알려진 인물들이었지요. 당연히 진나라 외부에서 초빙한 인재들이 많았기에 객(客)이란 표현이 적절하겠습니다. 이사의 <간축객서>는 천하에 이름을 떨친 명문장입니다. 진시황 당시 망국 한나라 출신의 정국이란 사람이 대규모 관개용 운하를 건설했는데 속셈이 대규모 토목공사로 진나라 재정을 고갈, 파탄내기 위해서란 게 밝혀집니다. 정국이 주도한 운하 건설은 결과적으로 진나라를 더욱 풍요롭게 했지만 타국 출신을 배척하는 본토 출신들에게 좋은 빌미가 됩니다. 그래서 이사와 결을 달리하는 정치 세력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었고 이들은 진시황에게 강력히 권하여 타국에서 온 관리들을 내쫓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진시황도 이들의 청을 들어 '축객령'을 내렸습니다.  이에 이사는 진나라가 아닌 초나라 상채군 출신이었기에 당연히 축객령의 대상이 되기 당장 쫓기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이때 이사가 진시황에게 <간축객서>를 올리고 진시황은 이사의 글에 '축객령'을 철회합니다. <간축객서>에 등장하는 문장들 모두 훌륭하지만 후세 사람들에게 널리 인용되는 것이 바로 "태산불사토양 하해불택세류(泰山不辭土壤 河海不擇細流)"입니다. 태산은 한줌 흙도 마다하지 않았기에 그렇게 높은 산이 됐고, 바다는 작은 물줄기도 가리지 않았기에 그렇게 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하해불택세류 중에서 '불택'을 뽑아 책 제목으로 정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한자 성어는 아니지만 제가 한번 시도해 보았습니다.


이 책이 많이 팔리기를 빕니다. 책이 많이 팔려 인세를 받으면 제가 준비하고 있는 <길엽시니어행복학교>의 재원도 마련하고 소외 계층이나 불우 이웃 등에도 기부를 하고 싶습니다. 진짜 좋은 곳에 많이 쓰고 싶습니다. 이것이 제가 지금 갖고 있는 가장 큰 소원입니다. 특히 저의 관심 분야인 시니어세대의 행복 복지 등에 필요한 재원을 만들어 노년세대가 소외되지 않고 그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즐겁고 행복하게 되길 빌어봅니다. 제가 근무하는 대안학교의 20대 젊은 여 선생님 한 분께서 벌써 책 전체를 읽으셨다며 젊은 세대에게도 교훈이 되는 내용을 재미있게 보았다고 하기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모임의 어느 후배는 5권을 동시에 인터넷으로 주문하여 지인들에게 선물하면서 저 대신 홍보하고 있다기에 큰 힘을 얻었습니다. 어느 지인은 자신이 선택한 인터넷 사이트에 <불택> 책이 품절되어 다시 신청하여 대기하고 있다면서 책이 많이 팔리기를 빌어주었습니다. 또 한 분은 인스타그램에 태그 표시를 하여 사람들에게 홍보가 잘 될 수 있는 방법과 문구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렇게 저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그리고 우리 브런치 착가님들의 많은 성원와 격려를 기대합니다.


                   


2024년 2월 24일 부산 중구 코모도 호텔에서 열린 <불택(不擇) 출판 기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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