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길엽 May 08. 2023

아침해가 활짝 떠올랐습니다.

며칠 간 비만 내리다가 오늘 아침은 화창한 날씨로 시작합니다. 창문을 열어 밖을 보니 산속에서 온갖 자연의 소리들이 청아하게 들려옵니다. 숲속에서 들리는 자연의 소리가 아주 즐겁게 들립니다. 나뭇잎마다 햇살을 받아 빛이 납니다. 오늘 하루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지난 주말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방문 손님들과 교류 행사를 준비하고 당일 밤늦게까지 진행하고 사후 처리까지 비교적 매끈하게 마무리하였습니다. 일요일 오후는 하루 종일 방안에서 뒹굴다 밤늦게 일어나 책 <맹자 孟子> 몇 구절 읽다가 다시 잠에 들었습니다. 월요일 오늘부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더욱 열심히 살아야 하겠습니다. 


'아이러브북'공모에 입선하여 출간 기회를 무료로 따낸 원고 수정 작업을 하면서 마음 속으로는 베스트 셀러 꿈을 꿉니다. 설령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을지라도 꿈을 꾸는 것 자체는 즐거운 일이 아닐까요. 가끔 블로그나 브런치에 취미 삼아 원고를 써내면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니 그 또한 삶의 보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누군가에게 반드시 인정받아야 할 것도 아니요,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부담을 가지는 일도 아니니까요. 그저 내가 좋아서 책을 읽고 어딘가에 써내려 가는 삶이 지금 자연 속에서 마음껏 자신의 소리를 내놓는 풀벌레들과 같은 이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서 인간 세상의 팍팍한 현실을 떠올립니다. 다들 뭐 그리 급하게 바쁘게 살아가는지 말입니다. 물론 현실이 너무나 갑갑한 2030 MZ 세대들에게는 참 힘든 시간들이지요. 그렇지만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될 노후 세대조차도 '슈퍼노인증후군'을 겪으며 뭔가 매일 바빠야 노후를 보람있게 보내는 착각에 빠져들고 있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이젠 젊은 세대에게 주역을 맡기고 조금은 뒤로 앉아 여유롭게 세상을 바라볼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살아보니, 우리 인생 조급할 필요가 없는 것 같더군요. 젊은 날 돈 문제도 그렇게나 가슴을 졸이던 시간들도 지나니 이젠 그것들도 부질없는 때였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욕심을 좀 덜 부리고 내 삶을 스스로 설계하면서 조금은 여유롭게 살아갈 수도 있었는데, 젊은 날 왜 그렇게 현실에 목을 매며 살았는지 가끔은 허망한 마음조차 들었습니다. 혹자는 그럴 지도 모릅니다. 경제적 어려움이 없으니 그런 쓰잘데 없는 여유를 부린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저 또한 삶에서 그렇게 여유롭지 않았습니다. 신혼 초 월세방을 살았지요. 그것이 시골살이라서 비용이 상대적으로 덜 들어갔을 뿐이지요. 


지금 자연의 청아한 소리를 들으면서 오늘 하루 가급적 여유롭게 보내려 합니다. 밀린 책도 좀 읽고 경우에 따라서는 낮잠도 누리고 싶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부지런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 낮잠을 잔 경우가 드물지만 이젠 나이 들었으니 그런 여유도 가지고 싶습니다. 지금부터야 무슨 새로운 인생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니 화창한 햇살을 받은 숲속의 생물들처럼 내 삶도 그냥 그렇게 화창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어진 사람이란 놓칠 수 없는 것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