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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엽 May 26. 2023

사기열전  이사 李斯의 삶


지역 문화원에서 매주 목요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김영수 저 <亂世에 답하다> 함께 읽기 진행 중입니다. 사마천 사기열전을 저본으로 저자가 EBS에서 강의하여 국내 사기史記 열풍을 몰고 온 것을 책으로 펴냈기에 초보자도 읽기 쉽고 스토리텔링이  풍부합니다. 단번에 다 읽을 수도 있지만 강독 자료와 이야기 나누기가 함께 진행되기 때문에 매주 읽을 분량은 최소화하였습니다. 참여자들의 자유로운 발표가 강사에게 큰힘을 줍니다. 


이사(李斯)가 진시황 때 승상이 되어 천하를 경영하였는데, 그의 일생에서 있었던 대표적인 사건을 제시하였습니다. 초나라 상채군에서 말단 관리로 벼슬살이할 때 출근길에 화장실 근처에서 만난 쥐는 후다닥 도망가고, 쌀 창고에 있는 쥐는 사람이 와도 전혀 꺼리낌없이 여유있게 쌀을 마음껏 먹는 것을 보고 사람에게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달았습니다. 초나라를 떠나 진나라 수도 함양으로 가서 여불위의 식객이 되고 결국 진시황을 만나 천하를 함께 경영합니다. 


출사 중에 한나라 정국이라는 토목기술자가 진나라로 와서 대규모 공사를 한 것이 진나라 재정을 열악하게 하려는 술책임을 알게 된 조정 종실과 대신들이 들고 일어나 외국 출신 관리를 쫓아내려고 합니다. 이때 이사가 올린 간축객서(諫逐客書)는 천하의 명문장으로 평가 받습니다. 외부에서 온 관리들을 쫓아내는 것이 왜 문제인가 하는 이사의 시각을 조목조목 밝혀 진시황을 설득하고 결국 축객령을 철회하게 됩니다. 그중에 제가 가장 많이 언급하는 내용은


태산불양토양 泰山不讓土壤         하해불택세류 河海不擇細流

태산은 한줌 흙도 사양하지 않고   하해는 가는 시냇물도 가리지 않는다. 


이사의 최후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줍니다. 철저한 출세주의자로 권력지향적이었던 그의 삶 마지막에서 환관 조고趙高와의 권력투쟁에서 철저하게 패배하여 함양 저자 거리에서 이사 자신은 허리가 잘리는 요참형을 다른 가족들은 참형을 당합니다. 그때 이사가 형장으로 끌려가면서 함께 죽게 되는 아들을 돌아보며 이런 말을 합니다. 



“너와 함께 삽살개를 데리고 고향의 동문 밖에서 토끼 사냥이나 하면서 지내고 싶지만, 이제 그럴 수가 없게 되었구나.”  


당나라 시인 조업曹鄴이 사기史記를 읽고 독이사전 ‘讀李斯傳이란 시를 지었습니다. 조업은 司馬遷(사마천)이 평한 이사의 열전을 읽고 느낀 것을 읊었다. 독이사전 일부 중에 많이 언급되는 부분입니다.


남들 모르는 것을 속이기도 어려운데                欺暗尙不然

남들 다 아는 것을 속이려다 죽음을 자초했네.    欺明當自戮

겨우 한 사람의 손바닥으로는                          難將一人手

세상 사람들의 눈을 가릴 수 없다네.                 掩得天下目

보지 못했는가! 석 자밖에 안 되는 무덤과,         不見三尺墳                                                        

형장의 풀이 부질없이 푸른 것을                       雲陽草空綠                                                                         


 雲陽(운양)은 구름으로 가렸다 햇볕이 났다 하는 것을 뜻하기도 하고, 진나라 때 형장이 있었던 지명이기도 한데 한비와 이사는 이곳에서 죽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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