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무지개 다리 너머로 먼저 보낸 아내가 있었습니다. 이듬해 그녀는 남편 묘 아래로 자신의 묫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가묘였지요. 사랑하는 남편 가까이 묻히고 싶은 마음이었지요. 아들은 어머니 그 마음을 헤아려 추석이면 가묘도 거르지 않고 벌초헀습니다.
26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녀가 노환으로 누웠습니다. 병이 위중했고 아들이 합장을 에둘러서 넌지시 물었을 때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가묘에 묻어 달라고 했어요. 말은 삼갔지만 아무래도 사자의 옆이라는 게 무서웠던 게지요. 얼마 후 죽음이 목전임을 안 아내는 조용히 아들에게 일렀습니다. 남편과 합장해 달라고. 서로 오롯이 사랑했던 남편과 아내는 그렇게 영원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그해 그녀는 가장 아름다웠습니다. 밤하늘에 별이 되었고 시가 되었습니다.
다시 8년이 지났습니다. 아들은 가묘 벌초를 이어갔습니다. 아들은 주인 잃은 그 묘를 자신의 묘라 여겼습니다. 34년전 어머니가 점지해 주신 제 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