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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매기삼거리에서 Jan 05. 2024

아이 미리 망치는 비법=자녀와 척지기 첩경

12화. 실패로 본 성공 비법ㅡ서울대의대 편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미리 아이를 망치고 싶은가.

억지로 공부 시켜라.

이뿐인가.

자녀와 지기 첩경.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아내가 중학교까지 아이 둘 교육 전담. 고교부터 바통 터치. 둘 다 최상위권임을 알고는 내가 전담한다. 나의 대입 대실패를 아들이 겪으면 아니 되기에



● 영어



큰아들 5학년, 작은아들 3학년. 모처럼 아이 둘과 아침 일찍 아파트 놀이터 주변 천천히 달려 두 번 돌기 이틀. 서점 가서 성문종합영어인가 단어 책 한 권 산다. 반씩 둘로 나눈다. 둘에게 하나씩 준다.


영어 공부 내가 해 봐서 알아. 단어는 무조건 외우는 거야. 어차피 할 거 미리 하면 좋을 거야.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놀이터 두 번 돌면 잠 깰 거야. 그리고 한 페이지씩 외우렴


아이 둘 열심히 한다. 그사이 난 잠 쿨쿨. 한 달 후. 진도 점검


아빠, 너무 어려워요.


그러면서 눈물 뚝뚝. 첫째도 어렵다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힘들다고, 단어 너무 어렵다고


어, 그래? 미안하다. 아빠가 잘못했어. 당장 그만두자


단어 책 가져오라 해 분리 수거함에 버린다



● 수학



첫째 중2


아내가 과고 가려면 KMO 한국수학경시대회, 의대 가려면 IMO 국제수학경시대회 준비해야 한단다. 서울 대치동 학원 다녀야 한다고. 학원 알아보고 등록. 매일 석 달 꼬박 실어 나른다. 강원도 원주서 서울. 점점 표정이 어둡다. 수학 좋아했는데?


학원 어떠니?

다니기 싫어요

왜?

너무 어려워요

너 수학 재밌어 했잖아

문제가 너무 어려워요

다른 학생들은?

초딩이예요

뭐라고? 초딩? 중학생은?

저밖에 없어요


이런, 아들 기 팍팍 죽이고 있었던 거. 좋아하는 수학을 싫게 만들고 있었던 거. 돈 줘 가면서, 장거리 기름 때면서. 시간 뺏기면서 미친 짓


그만하자. 이럴 거면 과고 안 가도 돼


그날로 학원 끊었다. 나도 해방



● 대학 가는 방법은 여럿



1. 첫째아들 서울대의대 진학. 둘째 카이스트 진학. KMO, IMO만이 스카이 가는 길 아니다


2. 대입 제도 무지 복잡 다양하다. 크게 수시, 정시로 양분. 정시는 수능 점수 하나만 본다. 수시가 복잡하다. 지역균형, 입학사정관제, 논술. 평가 항목 다르고 우선 순위도 다르다. 내신 보기도 안 보기도. 수능 성적 반영하기도 안 하기도. 모든 걸 다 잘하는 거 불가능. 선택과 집중. 방향 정해야. 고교별로 대입 방법이 다르다. 일반고, 자사고, 자율고, 서울과고, 영재고, 과고, 외고, 특성화고 등. 자녀에게 맞는 고교 선택하면 대입에 유리하다. 3년 고교 생활도 당연히 중요하다. 닭 머리 될 것인가, 용 꼬리로 지낼 건가. 특목고서 중간이면 원하는 대학 가능한가? 쉽지 않다. 그래서 기회이기도



● 대학 입시는 마라톤



단거리, 중거리 아니다

긴 숨으로

초등은 걷다가, 중학은 천천히 뛴다

고교는 속도, 3학년 스퍼트

마지막 스퍼트 전에 미리 지치게 해서는 아니 된다. 더구나 공부 포기하게 해서야. 공부의 목적이 본래 대학 입시 아니다


아들 둘. 고교 때 수학 문제를 주거니 받거니 풀면서 즐기더라. 심지어 대학 가서도 집에 오면 그러더라. 수학은 재밌는 학문이지 고통 안기는 학문 아니다.



● 부모가 공부 밀어붙이면 벌어지는 일



1. 아이 공부 시키려다 공부와 지게 만든다


초등 때 영어 단어 외우기 밀어붙였으면 영어 망쳤다.


중학 때 대치동 학원 고수했으면 수학 망쳤다


2. 아이와 척진다


부모는 내가 싫어하는 거 골라서 시키는 사람 낙인


부모와 대화를 피한다. 어떤 고민도 말하지 않는다. 맨날 싫은 걸 시키는 이를 아이인들 좋아하랴


이거야말로 불행 자초

공부가 무엇이길래 부모 자식을 갈라놓나

내 아이가 어떤 아이인데

귀하디 귀한 인연

세상에 더 없이 소중한 존재

공부 따위가 어딜

공부 잘하는 학생은 극소수고 아닌 학생이 절대 다수인데

공부 잘한다고 삶이 행복한 거도 아닌데

진짜 돈 많이 버는 사람은 공부 못 하는 이 많은데

공부 아닌 이가 월급 주고, 잘하는 이가 월급 받는 게 흔한데

공부는 안전을 조금 더 보장할 뿐 인생은 어차피 선택의 연속인데

세상에 넓고 할일은 많은데

의사, 판검사, 대기업 임직원이 모두 행복한 거 아닌데. 더 고달픈데


수많은 부모가 아이들과 대화가 안 되는 현실. 아이는 공부만 하라는 부모를 피하는 수밖에



ㅡㅡㅡ



시균이 너. 자식 대입 성공했다고 그런 거 아냐?

아니. 아들 둘 초딩 때였잖아. 그때 미래 일을 어캐 알아?대입이 마라톤이라는 거. 대학 잘 못 가도 사는데 지장 없다는 거. 대입 때문에 자식과 척지는 건 바보라는 거. 셋은 확고했지


그렇다고 의사, 판검사 쉽게 말하는 거 아냐?

아니. 나 판검사 진즉 포기. 군 말년에 진로 정할 때. 맨날 범죄자 보고 사는 게 싫어서. 의사. 허구헌날 아픈 사람 보는 게 일. 고교 때 엄마가 약대 가라는 거 싫다고. 대기업은 사장 목표로 다녀봐서 알아. 재미났어. 나쁜 놈, 아픈 이 안 봐도 되잖아


그만뒀잖아. 자영업 힘들잖아

아니. 엄청 재미남. 50세 사장 목표 달성 불가능 판단해 사표. 아님 임원은 해먹었을 거. 사업하고 매장 하고. 쇼핑할 때 사람들 즐겁잖아. 나도 돈 버니 즐겁고


망했대매

응. 쫄딱 파산. 그럴 수도 있지. 의사는 안 망해? 과정이라 여겼을 뿐. 친구들 의사 많아. 한 번도 부러워 안 함. 잘 돼도 매일 수십 명 환자 봐. 것도 직접. 기업 임원이래봤자  일 년 단위 계약직. 위로 사장, 회장이 내 목줄 움켜쥐고. 내가 한 사업, 자영업은 직원이 하지. 난 중요한 일 위주. 사업마다 초기에 전력. 안착 되면 저절로 굴러가. 영업 시간에 사우나 가서 땀 빼며 휴식하고. 사장이니까 뭐든 내 맘대로. 벌면 다 내 거, 잃으면 내 책임. 승부수. 그러니까 더 재미나지


너가 특이한 거

아니. 말했잖아.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다고. 어차피 한 사람이 한 가지 일밖에 못 해. 내가 뭘 할지는 내가 결정하는 거


그건 그렇군

주제와 벗어나니 오늘은 여기까지. 실패로 본 성공 비법-사업 편은 후속할 거고, 지금은 자녀 교육에 대해서 썰푸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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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아이를 망치고 싶은가.

억지로 공부 시켜라.

이뿐인가.

자녀와 지기 첩경.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알겠어

안녕, 또 보자


시균이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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