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매기 삼거리에서 May 29. 2024

내가 겪은 녹화사업

26화. 109인 대학 신입생 납치 사건


강제 징집



어느날 갑자기 평범한 대학 신입생은 국가의 표적이 되었다. 전두환 독재 정권은 나를 불법, 월권으로 군영에 납치하였다. 영장 받고 일주일만에 느닷없이 군 입대. 영장 전 신체 검사도 없었다.



녹화사업



빨갱이를 푸르게 녹화한다.  내가 빨갱이면 국민 대다수, 모든 대학생이  빨갱이. 


보안대는 입대일 1982년 1월 12일부터 전예일 1984년 7월 19일까지 항상 나를 조직적으로 감시, 통제, 학대했다. 보안대로 두 번 불려갔다. 거기서  지은  없어 자백할 게 없는데 자백서를 쓰게 강요하였다. 뿐만 아니라 굴욕강제하고 복종을 확인하였. 나에 대한 동향 보고서를 소대장이 보냈고, 소대 선임하사는 나를 사진 촬영했다. 


무자비한 구타는 병들간에 일상이라서 이를 악용했다. 구타는 신병교육대 첫날부터 시작되었다. 저항할 수 없는 구타는 치욕이었다. 이로 인해 신병교육대 내내 자살할 방법을 찾았다. 자대 배치 후에도 부적응자가 되었으니 대단히 효과적인 고문 대행이었다. 


모든 건 전두환 독재 정권시 철저히 계획한 것이었다.




ㅡㅡ보안대 감시, 통제, 학대 (발생 순)




1982년 1월 12일



입대일. 동네 형 1인이 나를 원주 집에서부터 춘천 103보충대 까지 호송함. 보충대 정문에 들어가는 거 확인하고 돌아섬. 그는 시청에서 근무한다고 내게 말했다. 실제 시청인지는 모른다.



● 1982년 1월~2월



보충대부터 시작해 중대까지 거쳤던 모든 부대는 하나같이 나를 쓰려고 본부에 붙들어두었다. 신병 교육대, 사단, 연대, 대대, 중대. 며칠 지나면 가란다. 이유는 모른다. 반복되면서 알아챘다. 나를 감시하는 누군가 있다는 것을. 최후의 종착지는 GOP 철책이었다. 모든 건 미리 정해진 거였다.



● 1982년



GOP. 아버지 뇌졸중 중병으로 쓰러지셨다는 전보를 받았다. 장남이었고 휴가 보내달라 하였다. 허락하지 않았다. 부적응자에 아버지 걱정까지 더해져 불만, 불안한 군 생활. 


훼바. 병장 넷이 내무반 복도에서 나 하나를 집단 구타. 고막 파열 및 뇌  이상. 원주후송병원에서 의병 제대 신청. 담당 영관급 군의관이 제대 준비하라 했다. 얼마후 말 바꾸어 의병 제대 안 된다고. 보안대가 안 된다고 해서 어쩔 수 없다고. 대전통합병원으로 이송시킨다. 병원 입원 기간 총 2개월.



1983년 1월 경



정기 휴가 15일. 1일 원주 태장1동 소재 천일보안대로 나를 불러서 자백서를 쓰라 함.


상사인가 나 담당 일주일 내내 매일 아침 집 방문해 내 일정 체크. 집 수리 등 일주일 집일 끝내고 서울 친구들 보러 간다고 보고함. 2번째, 3번째 정기 휴가도 동일한 감시 반복. 세 번 정기 휴가 외에 휴가 없었음.



1984년 7월 경



원통 시가지 외괵위치한 12사단 보안대로 불려가 일주일 가량 숙식. 연대 출신인지 학사장교인지 중위가 첫날 독방에서 1:1로 대면. 아무런 이유를 대지 않고 다짜고짜 내게 엎드려뻗쳐, 좌로 굴러, 우러 굴러 등 30여분 군기부터 잡음. 땀 범벅. 제대가 코 앞인 말년 병장인데 군에서 마지막으로 굴종을 직접 강요한 거. 말년에 더할 나위 없는 수치였지만 거부 못 하고 시키는대로 다 함. 오직 전역하기 위해서, 전역해야 했기에. 입대를 불법, 월권해 납치했으니 제대 안 시킬까 두려웠음. 다 따르자 입대전 자백과 사회 나가서 계획을 쓰라해 써서 제출함. 이에 만족했는지 심심하면 부대 밖에 강에 나가서 낚시하라 해 기간 내내 그리 하였음. 원통 시내 외곽 강. 물이 얕고 볕 쨍쨍 주간이라 고기는 낚지 못 하고 시간만 보냄.



1984년 경



소대장이 내 동향 보고서 써서 올린다고 내게 알려줌.



1984년 7월경



소대 선임하사가 사진 30장 주면서 선물이라고. 보안이니까 절대 노출은 말라고. 그게 동향 보고용 사진이라는 건 2017년 고교 반창 밴드에 사진을 올리고 나서 알게 됨. 친구들이 너는 군대 사진이 이렇게 많냐고 하여 다들 이 정도는 있는 거 아니냐니까 아니라고 보안이라 촬영도 보관도 안 된다고. 하여 군 시절 돌이켜보니 선임하사가 주기적으로 나를 촬영. 당시 처음 사진 찍어준다길래 사진기가 있냐니까 취미로 샀다고. 선임하사 월급이 얼마나 된다고 사진기 구입? 최전방 철책에서 무슨 찍을 게 있어? 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했었음.



1984년 7월 19일



전역일. 다음날 경 예의 보안대 상사가 집에 찾아와 나 집에 있는지 확인.


이후 그가 고교 동창의 매형이라는 걸 알게 됨. 10여 년전에 사망한 거로 알고 있음.



● 증거 사진



https://brunch.co.kr/@sknohs/508


매거진의 이전글 해안의 기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