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걱정 없다. 젊은이가 귀해서 웃돈 주고 모셔갈 거다. 그럼 얼마나 좋을까. 1차 경제 파탄난 지 10년 지났다. 거리엔 여전히 좀비 닮은 사람들. 쓰레기통을 뒤지지만 먹을 건 없다. 썩은 부스러기까지 벌써 훑었다. 외채 갚고 남은 달러는 진즉 바닥났고, 모든 수입이 끊긴 지 오래. 식량마저도, 모든 공장은멈췄다. 에너지 수입도 스톱. 아파트 값은 반에 반토막. 층고가 높을수록 그에 반, 반에 반. 13층, 30층까지 계단을 걸어서 오른다. 엘리베이터는 녹이 슬었다. 식수를 통으로 길어다 들고 오른다. 모터 가동 못 하니 옥상 물 탱크 무용지물. 온수, 화장실 못 쓴다. 데울 에너지 없고 배수할 물 없다. 아파트 주변은 똥 밭. 아무도 코를 쥐거나 눈을 돌리지 않는다.일상이라서
15년 후 2039년.
군 입대. 징집 대상 남자 다 합쳐도 15만이 안 된다. 이 숫자로는 국토 방위 턱도 없다. 해서 여성도 입대. 병역법이 진작 바뀌었다. 복무기간 18개월. 월급은 없다.불만은커녕 36개월로 늘려달라고 아우성.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니까.
10년 후 2034년.
생산 가능 인구, 경제 활동 인구 왕창 줄었다. 특히 55년~64년생 700만 명, 65년~75년생 950만 명. 합 1,700만여 명. 은퇴 시작 및 은퇴. 인구 유지 출산율 2.1 이하 1982년경부터 40여년. 인구 비상 사태 1.3 2000년 초부터 횡보 20여년. 1.0 이하 급락 2018년경부터 8년차. 작년 0.7. 생산 가능 인구, 경제 활동 인구 폭감은 1,700만 명 은퇴와 저출산이 맞물린다.
패닉. 올 것이 왔다. 경제 파탄 스타트. IMF 10배 충격. 어느날 갑자기 달러 환율 3,000원. 금리 20% 폭등. 출산율 0.2. 한국이 망했다는 걸 확신한 외국 투자자 달러 회수. 국민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걸 알고 국외 탈출 러쉬. 타이타닉에 물 가득차 기울더니 드디어 우두둑 반토막. 수직으로 섰고 입수 개시.
5년 후. 2029년.
대선, 총선이 끝났다. 공약에서 출산율 대책은 또 찔끔 중구난방.
ㅡㅡㅡ
소설이지?
응. 괴기소설. 근데 매장 온 여아가 주인공. 너도 나도 주인공. 5,100만 국민 모두가 주인공.
설마.
IMF는 어느날 갑자기 번개처럼 닥쳐. 달러는 피. 달러 끊길 뻔 했잖아. 김영삼 정부 믿다가 당했잖아. 이건 뻔 아니라 끊기는 거.
금 모으기 하면 되잖아.
금은 물론 쇠붙이까지 걷어야. 얼마 되겠냐마는. 근데 아이는? 낳아서 지 밥값하려면 30년 걸리는데? 지금 0.7명 줄어든 인구 회복하려면 6.3명 낳아야 하는데? 저 아이가 그렇게 하겠어? 너 같으면 그러겠어? 국외 탈출이 답.
그래. 이민 가면 되네.
서둘러. 그때 되면 이민 아님. 보트 피플. 전세계가코리아 난민 비상 사태 발령.
나 현찰 많어. 서울에 아파트도 두 채야. 새로 지은 거. 제일 비싼 초고층 아파트. 한 채에 30억이거든.
원화 종잇장일뿐. 스타트가 3,000원이지 수직 치솟아 하늘 긁을 거. 초인플레이션. 리어카로 실어날라야 보리 한 됫박 살 거. 아파트 반에 반토막, 고층 꼭대기면 그 반에반. 두 채60억의 반에반이면 15억. 고층 그 반에반이면 4억. 그러네 너 부자네.
역시 난 나라가 망해도 부자여.
ㅋㅋㅋㅋㅋ. 50층 아파트를 누가 돈 주고 사니? 매일 계단 오르락내리락. 공짜로 줘도 안 가짐. 무허가로 지은 판잣집이 더 비쌀 거.
에라이. 궤변.
베네수엘라 봐. 에너지 끊기면 부자, 가난 그런 거 없어. 다 쓰레기통 뒤지는 거지.
거긴 미국한테 개기다 그런 거. 지금은 회복했어. 그전에 포퓰리즘. 석유 판 거 펑펑 퍼줌.
개기고 아니고 하나도 안 중요. 달러 끊기면 끝장. 수입, 수출, 내수, 투자, 경제 활동 올 스톱. 농사도 거의 스톱이란 거 알지? 전기, 기름 없으니 호미, 쟁기로. 축산도 스톱. 사료 대신 풀 베어다 멕이기.돼지는 풀로 안 되고 사람이 쓰레기 뒤져서 연명하는 판이라 끝. 개는 키울 수 있어. 사람 똥 먹고 자라거든. 나 꼬맹이 때 응답하라 1968로 타임 머신. 되돌아 오지 못 하는.
ㅡㅡㅡ
우린 포퓰리즘 아니잖아.
이거 중요. 천 배, 만 배 포퓰리즘.
그 정도는 아니지. 어느 정도는 인정.
그러니까 출산율 0.7. 급락 계속 중.
포퓰과 출산이 무슨 상관?
출산율 0.7이 나라 망인 건 어디서건 들었을 거. 플러스 민족 멸. 아주 매우 단순해서 남녀 둘이서 2.1명 낳으면 인구 유지. 0.7이면 30년 세대마다 66% 인구 폭감. 뺄셈, 나눗셈만 알면 다 풀어.
글쎄, 그게 포퓰과 무슨 관계냐고. 저출산 해결하려고 예산 쓰는 게 포퓰?
그 반대. 나라 망 민족 멸보다 위급한 게 없다는 건 이젠 알 거. 그럼 우선순위가 당연히 그거 막는 거. 대통, 정부 대책이나 있어? 야당은? 쓰던 데만 계속쓰고 있잖아. 것도 더 더 경쟁. 이를테면 노인 복지. 그러고나서 저출산에 찔끔. 지난 20년 380조는 그렇다 치자. 이제 언 발이 썩어들어 허리 자를 판인 게 뻔한데도 찔끔. 예산 뭉텅 떼어내 나라 망, 민족 멸 막아야 하는데 예산 대부분은 쓰던 데만 계속. 팍 줄이자니 표 왕창 떨어져 나가고. 표 지키고 조금 더 얻고. 이게 포퓰리즘. 것도 나라와 민족을 사지로 내모는 포퓰리즘.
아하, 그래서 포퓰리즘. 말 되네.
정확히 베네포퓰보다 천만 배 악질임.
왜 뻥튀기여.
배수 짚어보자면. 아이 못 낳게 해 아이 태어나기도 전에 죽인다. 인구 5,000만이 5,000만을. 베네수엘라 국민도 다섯에 하나는 죽었을 거. 안 죽었을 이가 굶거나, 약해져 병 얻거나, 약 끊기거나, 자살하거나. 그래서 천만 배 악질 포퓰리즘.국외 탈출은 빼고 죽은 이만.
그렇다 치고. 베네가 최근 살아났잖아. 우리 최악이 와도 다시 시작하면 되지 않을까? 너 60년대처럼.
그땐 집마다 애가 여섯이었거든요. 이 글 주인공 여아가 성인 되면 아이 몇이나 낳을까? 결혼은 할까? 동거는? 허긴 출산율은 오른다. 왜냐면 피임약, 콘돔 없거든.
편의점에서 팔잖아.
ㅎㅎㅎ. 육이오 때 밥 굶었다니까 똑똑한 손자 왈. 라면 먹으면 되잖아요. 편의점 없어.
거기 상품들 99% 달러 있어야. 수입이든 생산이든 물류든 다 에너지 덩어리. 동네마다 구멍가게 하나는 생기겠어. 담배, 술은 팔거든.
그건 왜? 나쁜 건데. 안 먹어도 사는 건데.
세금 걷어야 하잖아. 세율 짱. 끊지도 못 함. 이거라도 팔아야 대통, 국회의원 월급 가져가지.
나라 망했는데 무슨 대통, 국회의원이 필요해?
그러니까 죽어라 정권 잡으려 하는 거. 최후의 생존자이자 영원한 승자.
나쁜 놈들이네.
그만하자.화두. 아이가 불쌍해. 나는 아이들 보면 너무 너무 소중하다. 한편아이들 겪을 장래를 보면 너무 너무 마음이 아프다. 그게 내 잘못이기에 참으로 죄스럽다. 아니 내 죄다. 기대수명 82세. 20년 더 살면 그 꼴 다 봐야한다. 이런 얘기 괴롭다. 그만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