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시균아, 시균아

36화. 시균아 안녕

by 가매기삼거리에서


이디야 커피숍.


창가가 젤 좋은 자리.

4인석 테이블 둘.

창쪽, 안쪽. 버스 좌석처럼.


둘 다 비면 창쪽 유리에 붙은 좌석이 내 자리.

하나라도 차면 2인석으로 옮긴다. 4인이나 8인은 큰 손님. 나 하나로 매상 놓친다.


글을 쓴다.


시균아, 시균아.


크게 부르는 소리. 내 친구들. 초등 아이들이다. 휴일이면 친구들 다이소 놀러온다. 아이들 사는 아파트와 그 한가운데 내 매장서 1.5키로 거리. 모처럼 바람 쐬러 나온 거. 커피숍 창가에 앉는 나 발견하고 반가워서 부르는 거.


오늘은 여아 둘, 그제 여아 넷, 저번은 남아 여섯, 여중3 둘... 1년 반. 밖에서 우연히 보면 먹을 거 사준다. 주에 두어 번이니 100번 넘을 거.


바로 앞 편의점 가서 먹고 싶은 거 2,000원 이하 하나씩 고르라 한다. 친구니까 사는 거야. 알지? 남아 여섯은 맘스터치 햄버거, 방금 여아 둘은 편의점서 음료, 젤리.


시균이 친구는 아이들이다. 단구동에 수 백 명. 매장에서, 가다가, 다이소에서, 편의점에서 불쑥 시균아 시균아. 친구들 덕에 아이로 산다. 참 고마운 친구들이다. 늙은 나를 친구해 주다니.




https://brunch.co.kr/@sknohs/1748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순수를 찾아서) 시균아 안녕 1권~2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