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에 영향을 준 책은 없다.
읽을 만했거나 재미난 건 있지만.
내 진로에 영향을 준 사람도 없다.
부모님은 사랑 듬뿍, 교육 지원에 최선을.
그래서인가?
마음가는대로 살았다.
벽이 막아서면 어떻게든 넘었고 박수칠 때나 때가 되면 떠났다.
진학에 한 번 실패, 살인의 권력에 한 번 난파, 사업에 한 번 대실패. 다 급전 직하 천당에서 지옥행이었지만 제발로 일어섰다.
그래서인가?
내 영혼은 자유롭다.
읽지 않은 책과 진학 진로에 관여 안 한 부모님께 감사한다.
세 번의 고난이 고맙다.
이제 인생 60세 한 바퀴 돌아 새로이 한 살.
먼 옛날 아주 어릴 적에 순수했던 영혼을 이제 되찾아보려 한다.
얼마간이라도.
시간이 넉넉하니 생각을 놀이 삼아 즐긴다.
책을 손에 잡는 게 여전히 익숙치 않기에.
내 영혼 되찾기에 제법 도움이 된다.
2020. 09.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