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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매기 삼거리에서 Jan 05. 2020

첫 편의점 재도전

편의점 알바 합격하기


-- 여기 그만두는 날 일 끝나고 오피스에 찌든 때 구석까지 닦았습니다. --




편의점 야간 알바 두 달 지나니 검수할 자신감이 생겼다. 첫 편의점에서 구인 광고를 냈다. 10시~19시 주 5일 월~금. 앗, 이거닷. 주간 주 5일 9시간. 일했던 곳이라 합격을 부르는 자기소개서 문자로 보내고, 전화하고, 면접 보고. 근데 점장이 남자였는데 여자다. 부인이다.


점장:검수가 안 되잖아요.


나:여기 그만두고 나서 검수 빨리 하려고 일부러 야간 했어요. 석 달째 매일 페이스업하면서, 상품명 복창하면서 상품명, 진열위치를 익혔어요. 같은 브랜드 편의점이라 똑같은 상품입니다. 검수가 전보다 당연히 빠르겠죠. 곧 속도가 붙을 겁니다.

 

점장:알겠어요. 연락드릴게요.


나:모르시겠지만 여기 그만두는 날 일 끝나고 오피스에 찌든 때 구석까지 닦았습니다. 남자 사장님 기억 못 하시겠지만 여기 그만둘 때 검수 배워서 다시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점장:알겠어요. 연락드릴게요.


시큰둥하다. 찝찝하다. 부인이라도 점장이 바뀐 셈이니 어쩌나? 검수 하나 제대로 못 했던 나 때문에 실망했나 여긴 장년 우대도 아니다. 안 되겠다. A4 10쪽 자기소개서 출력해서 직접 가져다 드리자. 차 몰고 부르릉 편의점 도착. 마침 계신다. 통화 중인데 나를 보더니 전화를 끊으며 활짝 웃는다.


점장:남편하고 마침 그쪽 분 얘기 중이었어요. 호호호

나:아, 그러셨군요. 하하하. 상세히 쓴 자기소개서 가져왔어요. 보시면 도움될 겁니다.


쾌활하게 웃으며 반기니 감이 좋다. 근무 가능일자 묻고 대답하고. 가게를 나서니 휴, 안심이 된다. 남편과 통화했고, 여기 다시 들어오려고 석 달 상품 익히며 경력 쌓았다는 것, 그만둘 때 청소까지 마무리 확실히 했다는  충분히 어필했다. 플러스 A4 10쪽 자기소개서까지 제출. 일부러 가져다준 건 잘한 거다. 그만큼 적극적인 의욕과 성의를 보인 거니까. 이만하면 할 만큼 한 거다.


1시간 후쯤 전화벨이 울린다. 출근하란다.

첫 편의점에 재도전 성공! 핫핫핫


여기까지 과정은 이렇다.


은퇴

회사 취업 실패

첫 편의점 알바 교육 중 상품 검수 느려서 자진해서 그만 둠

두 번째 편의점 야간에 상품 익히기

편의점에 재도전 성공



20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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