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타코인가 쌈인가, 단소를 미국에서 부는 남자.
살기 좋은 도시 대전 그리고 콜로라도 볼더
오늘은 일요일이다. 아침에 운동을 하고 나서 야채가 너무 먹고싶었다. 마침 집에 오이도 있었고, 차이브라고 하는 파도 있었다. 그리고 타코에 쓰는 또르띠아를 샀었는데, 전혀 안 먹었다. 그리고 내 눈에 들어온 것은 파스트라미와 베이컨이었다. 마침 운동도 했겠다, 단백질 보충을 한다는 명목하에 요리를 시작했다.
마늘을 손질하기가 생각보다 힘들다. 이유는 여기서 파는 마늘은 껍질까지 전부 있는 육쪽 마늘이기 때문이다. 이걸 어떻게 요리하는 방법을 알면 편하겠지만, 보통은 하나씩 정성스럽게 깐다. 내 생각 속의 미국은 육식을 정성스럽게 굽는 것을 생각했다. 물론 일부분 맞다. 내가 베이컨 잼도 하고 로스트 치킨도 하듯이 섬세한 육식요리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생활에서의 손질은 주로 야채였다. 고기는 염장되어있는 고기를 사서 기름을 두르고 프라이팬에 굽기만 하면 됐다. 예외는 스테이크. 스테이크는 오븐을 이용해서 리버스 시어링을 이용한다.
마늘을 다 손질하고 나면 파를 먹을만치 냉장고에서 꺼낸다. 도마위에서 서걱서걱 파를 자르지 않고, 잘 씻은다음에 절반만 잘랐다. 국수처럼 파를 먹고싶었다. 미국에 있다보니 빵과 치즈는 오히려 좋은데, 야채가 없는게 별로인 것 같다. 어쨌든 파를 한입(물론 내 기준 한입이라서 길다.)크기로 자른다. 레몬도 냉장고 야채칸에서 봤다. 레몬도 또르띠아에 빠질 수 없지. 레몬도 벅벅 닦았다.
프라이팬에 베이컨과 파스트라미를 구울 때는 기름을 두르지 않는다. 여기 베이컨은 정말 두껍고, 기름이 많아서 보통 식사를 할 때 베이컨부터 굽고 나머지는 베이컨에서 나온 기름을 이용해서 요리한다. 이때 주의사항은 절대 과하게 가열하면 안 된다. 그러면 기름이 타기 시작해서 냄새가 별로 안 좋다.
나름 이쁘게 담은 후에 우걱우걱 먹었다. 입에 가득차는 야채와 고기와 탄수화물이 참 좋았다. 오랜만에 건강한 식사였다.
저녁까지 공부를 하고 난 후에 저녁을 먹을 준비를 했다. 점심은 간단하게 미역국이 먹고싶어서 이전에 사둔 밀키트를 이용했다. 미역국,김치,김 그리고 멸치 볶음과 햇반은 정말 완벽한 한식이었다. 내가 개인적으로 한식의 가장 맛있는 부분은 다양한 국물요리이다. 나는 매운 요리를 잘 못 먹지만 국물만큼은 얼큰하고 시원한게 좋다. 아직까지 한식이나 한국이 그렇게 그립진 않지만, 나중에 여름이 될 때면 모르겠다. 같이 콜로라도에 온 연구실 사람들 보면 조금씩 한국이 그리운 것 같다.
앞에서 말한 것과는 조금 모순될 수도 있지만, 한국이 그립다기 보단 국악이 마음에 들어서 이전에 "단소"를 샀었다. 그게 오늘 배송이 와서 조금씩 불어봤다. 내가 요즘 "요룰레히"라는 유튜브를 보는데, 서울대 첼로 전공했던 사람이 여러 악기를 소개해주는데 그 중에 "대금"을 봤는데 소리가 너무 좋았다. 아련한 국악 관악기가 하고싶어졌다. 그리고 내가 어렸을때 클라리넷, 색소폰도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관악기는 어색하진 않았다. 대금은 아마존에서 안 팔았는데 단소는 아마존에서 팔아서 샀다. 국악을 하니 마음이 평화로운게 나는 한국인이다. 외국 가면 애국자된다더니 내가 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