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때가 되니 다 아쉽고
좋은가 보다.

콜로라도에서 살아남기 [144] - May 11th, 2023

by 설규을
살기 좋은 도시 콜로라도 볼더 그리고 대전

오늘도 눈을 뜨니 비가 내렸다.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서 우산을 챙기지 않았다. 지나고 나면 이랬으면 안됐다. 연구실까지 갈 때는 비가 안 내렸다. 그래서 며칠 전에 산 Rain coat면 충분했다. Rain coat를 입고 다니면 그렇게까지 춥진 않았다.


며칠 전에 내 자리 앞에 앉은 Rob이랑 학교에 있는 슈퍼컴퓨팅 센터를 같이 가기로 했다. 그게 날짜가 오늘이었다. 오전 11시 15분까지 가야해서 11시쯤에 연구실에서 출발했다. 근데 비가 너무 많이 왔다. 윗도리는 괜찮은데 밑의 바지가 정말 많이 젖었다. 그래도 연구하러 가는 것이니 기분 좋게 갔다. 그런데 우리가 날짜를 착각해서 엉뚱한 때에 갔다. 이런.. 굳이 비를 뚫고 갔는데 헛수고였다. 그래도 언제 이렇게 비를 느껴보나 하고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나중에 여기 학생으로 오면 최소한 슈퍼컴퓨팅 센터는 혼자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연구실에서 연구를 했다. 점심으로 며칠전에 샀던 사과 하나와 치킨 텐더를 먹었다. 역시 치킨 텐더는 참 맛있다고 생각하면서 잘 먹고 스트레칭도 하고 차도 한 잔 내렸다. 녹차가 딱 어울리는 날씨이긴 했다. 차를 한 잔마시면서 오늘 저녁을 잘 먹고 싶다고 생각했다. 요즘 볼더를 떠날 때가 되니 여기에 유명한 먹거리는 다 뿌시고 싶어진다. 언제 이렇게 와보나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의 결정은 바로 "판다 익스프레스"이다. 메인 캠퍼스에 있는 "판다 익스프레스"이다. 개인적으로 판다 익스프레스를 그냥 좋아한다.


문제는 내가 4시 40분에 출발했다는 것이다. 5시까지 문을 여는 곳이라서 (이것도 사실 닫힌거 보고 찾아보니 안 사실이다) 조금 급하게 갔다. 배도 고프고 아까 비 맞으면서 다닌게 좀 피곤했다. 그리고 이때도 비가 많이 왔다. 하루종일 비 맞으면서 다녔다. 그래도 판다 익스프레스를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힘차게 갔는데 어이없을 정도로 굳건하게 문을 닫고 있었다. 그래서 찾아보니까 여기가 5시까지 여는 곳이었다. 학생이 먹을 수 있는 가게가 저녁까지 안 열다니 조금 놀랐다. 카이스트는 무조건 저녁까지 열어서 착각했다.


방법은 두 개였다. C4C라는 학생식당을 가느냐 아니면 짬뽕을 먹으러 한식 가게를 가냐였다. 고민을 좀 해보다가 짬뽕을 먹으러 한식 가게를 갔다. 근데 오늘은 정말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이라서 그런가 비를 또 맞으면서 갔다. 비를 뚫고 가서 먹은 짬뽕은 맛있었다. 여긴 사실 양도 많고 맛도 한국이랑 비교해서 뒤쳐지지 않았다.


맛있게 짬뽕을 먹으면서 그래도 만끽했다. 요즘 하루를 만끽하는 연습 중이다.
이런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다시 비를 맞으면서 연구실로 오고, 연구실에서 조금 쉬다가 다시 집으로 갔다. 해가 진 상태로 집을 가면 너무 춥고 힘들 것 같아서 그랬다. 집에서 쉬면서 운동을 하고 유튜브를 보다가 정말 쓰러져서 잤다. 하루종일 비 맞은 하루였는데 그래도 만족스러웠다. 떠날 때가 되니 다 아쉽고 좋은가 보다. 괜스레 샘나고 아쉽다. 한국을 가고 싶으면서 가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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