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며칠전에 겨드랑이 주위에 빨간 땀띠 같은 것이 생기더니 점점 심해져서 약국에서 가서 땀띠 연고를 달라고 해서 발랐다. 그런데 연고를 바른 부위까지 빨갛게 돼서 괜스레 걱정돼서 피부과로 갔다. 그게 지난 주 수요일이다. 유성 터미널 근처에 있는 피부과에 갔는데 의사선생님이 친절하면서 전문적이라서 믿음이 갔다. 연고와 피부과약을 처방받아서 집으로 다시 돌아오는 길에 반갑게도 KFC를 봤다. KFC라니 이런 보물같은 곳이 있나 하면서 오랜만에 들어가니 치킨을 팔길래 치킨 반마리를 샀다. 그때 방에서 맛있게 먹었는데, 오늘도 마찬가지로 KFC를 사서 방으로 들어오는 길에 베스킨 라빈스가 있었다. 최근에 여자친구에게 베스킨 쿼터를 사줬는데 나도 갑자기 베스킨 아이스크림이 먹고싶었다. 아마도 날씨가 더워서 그런 것 같았다.
2. 딸랑 소리를 내면서 들어가서 키오스크 앞에 섰다. 핑크색의 키오스크는 나를 반기면서 있었다. 하나씩 터치를 하면서 내가 원하는 것을 천천히 탐색했다. 만약 사람이 몰리는 시간에 내가 키오스크 앞에 서고 뒤에 사람들이 나를 기다린다면 못 하는 여유로운 메뉴 선택이다. 알폰소 망고? 민트초코? 레인보우 샤베트? 고민하다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골랐다. 딸기와 치즈가 섞인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베스킨 라빈스 아이스크림이다. 감성있게 콘으로 사서 가게안에서 먹으면서 음악을 들었다. 그래 이렇게 비우는 시간도 필요하지 라고 생각하면서 바깥을 봤다. 햇빛을 봤다. 햇빛은 진해지고 날씨는 더워진다. 그렇다. 이제 봄이 오나보다.
3. 봄을 만끽하면서 걷다가 너무 힘들어져서 택시를 타고 학교로 오는 길이었다. 창문 바깥으로 세상이 점점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사람들 옷 차림도 점점 가벼워지고 강아지들은 뭐가 그렇게 신난다고 막 뛰어다닌다.
학교 안에 벚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벚꽃이 핀다니 시간이 빠르다. 저번 봄은 전역하고 복학한다고 정신없어서 학교안에 피는 벚꽃을 신경쓰지 않았다. 대학생 새내기때부터 벚꽃 피는 걸 봤는데 매년 저렇게 세상을 핑크색으로 물들이는 벚꽃이 참 좋다. 저 벚꽃 나무 아래 마음 사람들이 서로의 마음을 전할 것이다. 새로 사귀는 연인은 설레는 마음을, 사귀고 있는 연인은 이미 서로 알고 있지만 다시 듣고싶은 마음을, 부모는 자식에게 사랑을, 자식은 부모에게 존경을.
4. PCR도 음성나왔으니 내일은 꼭 출근해서 벚꽃나무를 보고 싶다. 매년 찾아오는 계절이고 매년 피는 벚꽃이지만, 매번 설레는 게 나인 것 같다. 다음 벚꽃도 그 다음 벚꽃도 더 나은 내가 돼서 보고 싶다. 하루 하루 성장하는 나는 어떤 모습이 될까 궁금하다. 결국 나는 어떤 모습이 될까? 가슴이 두근 거리는 설렘이 생긴 걸 보니 나도 봄을 타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