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다시 가기 2일차 - 10월 25일 (수)
오늘은 내 인생의 분기점이 되는 날 중 하나이다. 유학을 가려면 추천서 세 장이 필요하다. 그리고 한 장은 바로 오늘 만나게 될 교수님에게 받게 된다. 이 3,4시간을 위해서 한국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며 미국으로 온 것이다.
아침에 규영이형,아내분과 같이 콜로라도 볼더로 갔다. 차로 한 30분 정도 걸렸는데, 가을의 볼더는 참으로 이뻤다. 단풍이 여기서도 이쁘게 지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도착해서 시간이 조금 남아서 피피티를 한번 더 연습했다. 그런 후에 배에 힘 딱 주고 교수님을 보고, 교수님께 만나서 너무 반갑다고 했다. 그렇게 아주 짧은 인사를 한 후에 연구실로 갔다.
Robert와 메디슨이 반갑게 맞이했다. 그리고 Ben도 있었다. 미팅 전에 근황을 이야기하고, Rob이랑 저녁 약속을 잡았다. 그리고 드디어 회의실로 향했다. 가니까 마이클도 있고 존도 있었다. 교수님도 계시고 나중에 알렉스까지 왔고, 제나까지 왔다.
모두가 모이고 그 중에 나도 있었다. 발표를 시작했다. 최대한 긴장하지 않은 티를 내기 위해, 천천히 그리고 자신감있게 말했다. 중간발표에서 조금 발전했지만 크게 발전하진 않아서 아쉬웠는데, 교수님께서 많이 발전했다고 말했고, 귀중한 코멘트를 줬다. 그리고 예전 발표와는 다르게 다 말을 알아듣고 대답도 성심성의껏 했다. 아주 괜찮은 발표와 피드백 시간을 가진 후에, 교수님 오피스로 가서 개별미팅을 다시 가졌다.
교수님과 추천서와 펀딩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답은 입학전에 들을 수 있는 가장 긍정적인 대답이었다. 신이 났고 그걸 가까운 사람들에게만 공유했지만, 아직은 붙은게 아니기에 차분하게 있으려고 한다. 어쨌든 긍정적인 대답이 좋았던 이유는 바로 내가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좋았던 개별미팅을 뒤로 하고 히만슈와 라얀이랑 이야기하다가, 마이클 집으로 갔다.
가면서 브리또와 타코를 먹었다. 먹으면서 미국 정치와 사회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집에 가는 길에 Hazels를 가서 주류를 왕창 샀다. 그리고 집에서 짐을 풀었다. Rob이랑 만나는 약속시각까지 시간이 남아서 해야할 일을 처리하기로 했다.
이전에 6개월간 살았던 아파트가 나의 deposit을 주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나한테 체크를 보냈는데, 나는 미국을 떠난 상황이라, 지금 체크가 어딘가에 돌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이 잘 해결 안 되다가 내가 볼더 가는 김에 이 일을 처리하려고 간다. 사실 상황 설명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가자마자 내 이름을 말하니 바로 상황을 아셨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모습에 아 이 문제가 끝나긴 하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지금 체크가 취소되길 기다리는 중이고, 이전 체크가 취소되면 새로운 체크로 내가 알려준 주소로 보낼 것이라고 했다. 이 정도가 내가 들을 수 있는 베스트 시나리오라서 여기서 만족하고, Rob을 보러 pearl street으로 갔다.
Pearl street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라벤더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확실히 미국의 우유, 아이스크림은 한국보단 맛있다. 이 맛, 이 질감이 그리웠는데 야무지게 먹었다. 먹고 나서 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다 돼서 친구를 서점에서 만났다.
친구와 “snarf’s burger”를 먹었다. 내가 이미 배부른 상태지만 친구와의 우정을 위해서 열심히 먹었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미국의 외식은 정말 양이 많다. 늘 두 끼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그랬다. 맛있게 먹고 나서 sweetcow라는 아이스크림 가게를 갔다. 예전에 딱 한번 온 곳인데 다시 보니 반가웠다. 맛있게 먹고 다시 집으로 갔다.
마이클네 집에서 마이클이 직접 담근 술이랑 소주랑 맥주랑 럼이랑 꿀을 막 섞어서 먹었다. 정말 술을 많이 먹고 이야기도 많이 했다. 밤새 이야기하고 다음 날 아침에 미팅이 있어서 그래도 10시쯤에 잔 것 같다. 술 자리 시작할때쯤 파티 스마트 한 알을 먹었는데, 중간에 깨서 속이 너무 울렁 거려서 한 알 더 먹었다.
멋진 하루였다.
What a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