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
1. 연인에게 이런 내 마음속의 부담과 짜증과 스트레스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서로 기분 좋으려고 만나는 건데, 일주일에 몇 번 본다고 그런 힘들고 앓는 소리를 하는가. 그래서 방긋 웃으면서 여자친구를 봤다. 감사하게도 학교까지 와줬다. 원래 학교가 벚꽃으로 유명한 학교라서 꽃보러 가자고 했다. 저번에 여자친구와 손 잡고 학교를 구경했었다. 이건 어느 건물이고 저기서 술 마신적도 있고 이러쿵 저러쿵. 그게 2주전인데 그때와는 또 다른 풍경이었다. 하늘은 파랗고 꽃은 분홍색, 흰색으로 같이 섞이는데, 마음이 설레고 뭔가가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2. 딸기를 이런 시즌에 먹어야한다고 늘 말했었는데 마침내 같이 딸기를 먹었다. 딸기가 아니라 내가 학교에서 느꼈던 추억을 같이 먹은 느낌이어서 좋았다. 그러면서 참, 나는 많이 변한 것 같은데, 학교는 그대로고, 전통도 그대로구나 라고 생각했다. 어느때는 학교를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내가 과분하게 여기 있는 것 같았고, 나는 전산오류전형으로 붙은 것 같아 라고 그럴때일수록 괜히 자조적으로 말했다. 그러다가 새내기가 끝나고 나서 나름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공개적으로 나를 나의 학점을 가지고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주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지금까지 잘 버텼구나 싶다. 천재들의 학교에서 나 같은 사람이 어떻게 라고 생각했지만, 그냥저냥 버텨서 천재는 아니어도 부끄럽지 않게는 지냈다.
3. 추억을 뒤로하고 우린 차 있는 쪽으로 걸어 가는데 행사하는 소리가 들려서 가보니까 야외결혼식을 하는 것을 봤다. 이런 좋은 날씨와 꽃 피는 타이밍에 야외결혼식이라니 센스가 좋다. 저런 때 결혼하면 세상이 축복해주는 기분이라서 좋은 것 같다. 사람들의 웃음과 음식들과 잘 차려입은 옷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여자친구와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저 사람들도 고민 많은 청춘이었을 것 생각하니 뭔가 다행인 것 같기도 하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서.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우리 누나들만 봐도 고민과 결정을 참 많이 내렸는데 잘 사는 걸 보니 나도 잘 살지 않을까 싶다. 부족한게 참 많은 나다. 근데 감사하게도 복이 많은 것 같다. 옆에 좋은 사람들이 있고, 어떤 문제든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성공에 이르는 것은 그 길을 즐기는 것이라는 명언을 생각해야겠다. 내가 좋아서 시작한 과정, 내가 좋아서 듣는 과목인데 너무 징징대지 말고 침착하게 문제를 해결해보자. 보드게임 규칙처럼 해결하면 별 거 아닐 것이다.
4. 학교를 실컷 구경하고 신세계 백화점으로 이동하여 우리의 일주년 선물을 미리 골랐다. 여자친구는 가방을 나는 안경을 골랐는데, 직접 보고나니 확실해졌다. 이건 무조건 사야한다. 그렇게 서로 확인하고, 카페에서 리에주 와플을 먹었다. 근데 메뉴가 많은데 주말 2시 이후는 요리가 안돼서 미리 만들어 놓은 와플을 먹었는데, 평범했다. 리에주 와플이 삼삼해서 면처럼 가끔가다가 먹긴 좋을 것 같다만 나는 과한, 투 머치한 아이스크림,시럽,크림을 원해서 아쉬웠다. 그러다가 갑자기 배고파져서 중식당에 가서 XO볶음밥과 삼선 볶음밥을 먹었다. 양이 상딩히 많아서 나도 남겼는데, 여자친구가 배가 좀 차더니 점점 숟가락질이 느려지더니 졸음에 취한 모습이길래, 빠르게 다 먹고 차에 가서 한숨 잤다. 근데 한 20분정도 자고 깼는데, 너무 개운했다. 그렇게 나는 학교로 돌아오고, 방에 와서 코드를 살짝 봤다. 그리고 내일 모레 있을 퀴즈 준비를 하고 이 시각이 됐다. 후딱 자고 일어나서 내일 2시까지 코딩과 보고서까지 끝내고 퀴즈 준비하고 운동하고 자는 것이 목표이다. 내일 하루만 더 열심히 딴짓 안하고 지내야지. 오늘 여자친구를 보면서 정말 쉼을 느꼈다. 부족한 것이 채워지고, 여유롭게 되고, 외로웠는데 괜찮아지고, 열심히 할 힘을 얻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