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일
1. 오늘은 일주일동안 스트레스를 받았던 숙제를 끝내려고 마음 먹은 날이었다. 끝내야만 하는 숙제이다. 왜냐면, 내일 오전이 숙제 마감이기때문이다. 그래서 결연한 마음으로 숙제를 하러 연구실로 출근했다. 저번주에도 말했듯이 월요병 치료는 일요일 출근으로 하는 것이다. 일요일 출근도 매번 하다보니 나름 재밌다. 사람 없는 곳에서 공부하는게 나름 평화롭고 좋다. 일~금요일에 토요일은 제대로 쉬는 날로 주 6일제를 선호하고 있다. 연구실에서 자율출퇴근을 해서 다행이지 만약에 실험 연구실이어서 9 to 6를 칼 같이 지키는 곳이라면 이러지 못 했을 것 같다.
2. 연구실에서 도착해서 최소 6시간은 과제에 매달려야지 하고 과제를 하는데 웬걸 2시간만에 코딩을 끝냈다. 갑자기 무엇인가를 깨달으면서 후다다닥 빠르게 하고나니 문제가 풀렸다. 여기서 아 아쉽다, 이럴꺼면 오늘 노는 계획을 잡을 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보고서를 쓰기 위해서 데이터를 얻다보니, 뭔가 이상한 부분이 있었다. 내가 예상하고 아는 경향성보다 많이 이상한 부분이 있어서 그걸 붙잡고 매달렸다. 결국 그 경향성은 유지됐지만, 나름의 내 해석을 붙여서 제출했다. 그게 한 5시간 반정도 걸렸다. 그러니까 6시간 예측한 것이 결국 대강 맞아떨어졌다. 오 빨리 끝나네 하다가 이런식으로 끝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오늘 놀 계획을 잡았으면 큰일날 뻔했다.
3. 과제를 제출하고 바로 방으로 들어가면서 방에서 뭐 할지를 생각했다. 도저히 뭔가를 할 기분이 안 들었다. 이렇게 active하지 못 하고 게을러져있으면 나는 보통 유튜브만 멍하니 본다. 또 며칠 안 봤더니 새롭고 재밌는 것이 있어서 그것까지 다 보고, 시간이 대략 8시정도였다. 이건 아니다 싶어서 5km 달리고 방에 들어오니, 너무나도 배가 고팠다. 아까 연구실 퇴근하고 방에 오자마자 컵반을 하나 먹었는데, 부실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매점에서 참치와 밥 그리고 김을 사서 먹기 시작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버스터즈 거친녀석들'을 보면서 먹으려는데 밥 먹기에는 잔인한 장면이 나와서 스킵하고 한국전쟁 다큐멘터리를 봤다. 홀린듯이 보느라 거의 한시간동안 봤다. 이 작은 나라를 지켜주기 위해서 많은 젊음과 피가 없어졌다.
4. 어느 국군 병사가 우리나라가 북진할때 이야기를 해줬는데 인상깊다. 부산까지 밀린 우리나라는 인천상륙작전을 통해서 전세를 역전했다. 국군과 미군을 포함한 UN군이 밀고 올라갔다. 평양을 거치고 압록강까지 올라갔다. 그때 압록강까지 올라간 할아버지의 말씀이 "자기가 언제나 군화를 신고 잤는데, 압록강까지 올라간 후에 처음으로 군화를 벗고 잠들었다. 곧 있으면 통일이 될 테고, 전쟁도 없어지니까. 그 군화를 벗고 잠들면서 아, 평화가 이렇게 좋구나, 이렇게나 달콤하구나"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마음에 울렸다. 나름 내 군생활도 평화에 일조했기를 바란다. 아무도 군대에 가고 싶지 않고, 절대 다시 안 가는 곳이다. 나름 좋았다고 하는 것도 버려진 시간에 대해서가 아니라 새로 만나게 된 친구 혹은 더 건강해진 몸이나 군생활 내내 모은 돈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다. 아무 사람한테 붙잡고 당신은 지금부터 1년 6개월 젊어진다고 하면 누구나 좋아하지 않겠는가. 나한테 군대를 안 간다라는 것은 딱 저런 의미이다. 그래도 군인으로써 이 나라의 평화에 일조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야겠다. 솔직히 내가 바보 같다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다녀온 것을. 저 할아버지처럼 평화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