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중독적이다.

by 설규을

지난 달에 AIAA Aviation Forum 2025이라는 곳에 갔다. 라스베가스에서 열렸는데, 이때 나는 연구를 하나 들고가서 발표를 했다. 사실 내가 보기엔 이 연구가 100%만족스럽진 않은 연구였다. 그러나 그때 당시의 내 상황의 최선들을 모아 담고 논문을 발표했다. 그런데 발표가 끝나고 나서 어떤 사람이 나한테 와서 내 연구가 마음에 든다고 하는 것이었다. TUM에서 온 정말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이 먼 미국에서 만나서 내 연구가 괜찮다고 하다니 아직도 신기하다. 세상을 향해 소리를 질렀는데, 메아리가 들렸다. 아주 작지만, 분명 들렸다. 내 연구가 세상에 쓰임받는 기분이 참 중독적이었다.


최근 일이다. 내가 그동안 콜로라도 볼더 대학교에 파견나왔을때 쓴 글은 정말 내 자신을 위해서 썼던 글이었다. 헛소리도 쓰고, 짧게도 쓰고 그랬었는데, 최근에 이 글을 아주 잘 봤다고 한 사람이 나타났다. 혹시 브런치에 콜로라도 볼더에 대해서 쓰지 않았냐고 해서 뭔가 부끄러웠다. 갑자기 내 일기장을 본 기분이었다. 물론 내가 이 온라인 세상에 봐도 괜찮은 내용들만 올린 것은 맞다만, 인터넷바다가 정말 넓은데, 내 글들을 봤다니 하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이 기분 또한 중독적이었다. 누군가가 콜로라도 볼더에 대한 정보 및 지식을 얻었고, 내가 게을러도 참고 꾸준히 쓰던 습관이 세상을 좋게 바꾼 기분이다. 이 중독과 쾌감을 잊을 순 없을 것 같다.

조금 더 즐겁게 일하고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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