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나도 안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이건 내 넋두리다.>

by 설규을

진주 만드는 것을 봤다.

굴에게 본인이 가진 것이 아닌, 외부에서의 물질,즉 이물질을 넣고 계속 켜켜이 쌓다가

사람이 툭 가져가버린다.


과연 굴은

이물질이었던 아름다워진 진주를 아쉬워할까

본질적으로 이물질이던 진주가 빠져서 시원해할까


굴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답답할 노릇이다.

이물질을 넣는 것도, 진주를 수확하는 것도

본인의 타이밍이 아니다.


너와의 사랑도 그랬다.

그럴리 없겠지만

너가 나에게 물어본다면


진주가 없어진 상실감보단

내 세상 바깥의 것이 내 세상으로 들어와서

그게 진주로 변한 기억들


진주가 떠났지만 덕분에

자유롭고, 성장해버린 굴에 대해서

잔뜩 말해주고 싶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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