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하하 -4월 8일

하루에 글 하나씩

by 설규을

1. 오늘은 수업은 없는 행복한 날이다. 옥 같은 날이지만 리더십강의라는 티가 하나 묻어있긴 하다. 하지만 출석이 가장 중요한 과목이니 출석체크만 잘하면 별탈 없는 과목이다. 그래서 오늘 여자친구에게 만나자고 했고, 여자친구는 학교근처로 감사하게도 와줬다. 내가 오랫동안 좋아했던 티라미수를 사주고, 저녁 메뉴는 우리가 골랐던 양꼬치 집을 골랐다. 양꼬치는 여전히 맛있고, 직접 내가 안 구워도 되니까 엄청 편했다. 양념된 것은 양념된 것대로 오리지널은 오리저널대로 매력 넘치는 양꼬치였다. 누린내는 전혀 안 나고 여기서 가장 배고픈 사람처럼 양꼬치를 먹었다.

2. 양꼬치와 맥주, 그리고 소수육이라고 작고 건조한 고기를 먹었다. 소로 만든 수육이 아니고 탕수육과는 좀 다른 작은 탕수육이다. 근데 너무 맛있었다. 튀김은 덴뿌라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진정 맛있는 튀김은 중국이 아닐까 하는 맛이었다. 그리고 저때 도톰한 가디건을 입고 갔는데, 너무 더워서 반팔로 입고 다녔다. 내 봄 돌려놓아라 날씨야 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언제 이렇게 더워졌을까. 분명 이주 전에는 은근 추웠는데, 이젠 너무 덥다. 이 경향대로라면 이번 여름은 큰일났다. 저번 여름처럼 카페에만 있고 바깥에 노출되는 시간은 최소화로 다녀야겠다.

3. 여자친구는 각종 일화와 스토리 전문이다. 주로 좋아하는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실화탐사대, 애로부부, 연애의 참견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금쪽같은 내새끼이다. 특히 마지막 프로그램 같은 경우 나는 한번도 안 봤지만 늘 이야기를 듣기때문에, 나도 몇번 본 것 같은 기분이다. 여자친구는 항상 나한테 '오빠, 이번 편이 레전드야.'라고 말하면서 자기가 새벽에 유튜브로 본 프로그램 얘기를 한다.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를 재잘재잘 말하는데 진짜 재밌고 연기력도 좋아서 실감나게 얘기한다. 막 빠져든다. 나도 이야기 하는 걸 좋아하지만, 나는 좀 차갑게 말하는 스타일이다. 내가 느끼고 생각한 그대로 정확하게 말하려고 한다. 하지만 여자친구는 이번 편 미쳤다, 등골이 서늘하더라,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게 그 말이 좋아서, 그 말을 하는 여자친구가 좋아서 웃으면서 듣는다. 재잘거리는 강아지랑 사귀는 기분이다.

4. 기숙사로 다시 들어오니, 술도 적당히 먹었겠다, 기분이 좋아서 잠에 일찍 들려고 했다. 잠에 들면서 공지를 보니, 중간고사가 생각보다 얼마 안 남았다. 심장이 철렁했다. 아 이번학기 잘 받아야하는데. 중간고사 라는 그 애증. 잘 보면 자랑스럽고 든든하지만, 못 보면 가장 슬프다. 성공이란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이라지만 그 말 한사람은 분명 시험같은 것은 안 봐서 그런 것이다. 시험은 언제나 떨린다. 잘 봐야할 텐데. 라고 생각하면서 공부를 세 시간 정도 하다가 잤다. 전부 다 1등해야지.

매거진의 이전글프로젝트 하하 - 4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