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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백이 May 17. 2021

놀 줄 아는 남자 편성준을 만나다.

노는 것과 쉬는 것은 다르다~

 딸과 함께하는 작가 강연은 이틀 연속으로 이루어졌다.

어제는 거장 황석영 작가를 만나고 오늘은 놀 줄 아는 남자 편성준 작가를 만났다.

딸은 너무 피곤해하면서 딱 하루 만에 지쳐한다. 학교 갔다 와서 저녁에 강연까지 따라가기가 힘들었나 보다. 

작은 서점과 함께 하는 강연 날짜가 그렇게 잡혀 있는 걸 그 귀한 시간을 피곤하다는 이유만으로 놓칠 수는 없지 않은가. 딸의 의견은 묻지 않고 신청을 해 놓고 무조건  같이 갔다.     


강연 시작 전에 사회를 맡은 배지영 작가님은 강연장에 온 사람들의 기다림의 지루함을 없애주기 위해, 강연할 강사님의 긴장을 풀어주길 위해 다 아는 문제 누구나 쉽게 풀 수 있으면서 오답을 말할 수 있는 문제를 내서 작은 선물을 준다. 선물의 크기와 값어치는 중요하지 않다. 치약이 있으면 치약을 휴지가 있으면 휴지를 여러 등등.     


딸은 엄마의 문제의 답을 맞히려는 적극성에 놀라지는 않는다. 늘 언제나 엄마는 열심히 틀려도 못해도 잘해도 적극적으로 하려 하는 것은 22년 살면서 보았으니, 커가면서 엄마의 그런 점을 창피해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내가 있는지 표 나지 않게 조용조용 살아가길 원하는 게 자식들인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막무가내 아줌마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딸의 눈에는 엄마가 남들보다 튀게 행동하는 것 같고 어디 가서도 목소리가 조금이라도 크면 싫어하는 것 같다. 딸과 한 여행에서 느낌을 더 받았었다.    


배지영 작가님에게 선물로 받은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로 먼저 만나보게 되었다. 글이 술술 읽히고 잘 넘어가고 그렇다고 기억에 남는 글이 없지 않던 재미있게 사는 모습. 재미있게 혼자 노는 게 아니라 부부가 함께 노는 모습이 책 속에 담겨있었다.    


20년 넘게 카피라이터로 일하다가 광고보다 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을 알고 지금은 글을 쓰면서 즐겁게 간간이 소일거리로 입에 풀칠하고 산다는 편성준 작가.

작은 키와 외모에 비해 이야기는 술술 거침없이 나오고 있었다.    

편성준 그가 노는 것에 대해서 말을 잘하는 이유 딱 한 가지 놀아봤기 때문이다. 


책이 나온 지 2주 만에 인쇄 2판을 찍었다는 소리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부러움에 함성을 지른다. 거기 앉아있는 사람들이 거의 배지영 작가님의 에세이 제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다들 글쟁이가 되고 싶은 로망들이 있기 때문에 2주 만에 2쇄를 찍는다는 것은 함성이 나올 수밖에 없는 부러움이다.  

  

(강연 내용 수첩에 빠르게 필기한 것들 뭐라고 썼나 모르는 글자도 많음)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질문이 중요하다.(why)

인생에는 결정적인 질문이 있어야 한다. 질문 속에 절실하지만, 얼른 답이 나오지 않는 그런 질문.    


-노는 것과 쉬는 것은 다르다.

노는 것은 내가 좋아서 하는 것,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고 지내는 것.

편성준 작가는 아침에 꼭 혼자 논다고 한다. 휴대전화도 안 보고 하나라도 연락되는 것들은 차단하고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아침에 카톡 오는 것은 예의가 없다는 편성준 작가님~^^

그가 노는 것은 책을 보고 글을 쓴다.


집에서 누워있는 것은 노는 게 아니다. 그것은 쉬는 것이다. 온몸에 힘이 빠져 쳐져있는 것은 그것은 몸에 에너지가 빠져서 쉬는 것이다. 바로 몸에 아웃이라는 배터리 방전이다.

우리는 몸에 방전되기 전에 쉬어줘야겠다.


작가님의 주위 사람들이 둘 다 놀고 있다 하니, 경제적인 것들을 걱정해서 하는 말들

‘그럼 소는 누가 키우냐고?’

‘요즘 같은 때 놀아서 어떻게 해요?’

그러면 작가님은 ‘그럼 언제 놀까요?’

상대에게 질문한다.        


작가님과 마찬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한다. 노는 법도 많이 안다. 돈을 많이 들여서 놀지 않아도 난 잘 논다. 오늘 아침만 해도 새벽에 일어나 새벽시장을 구경하고 우산을 들고 월명산 산책길을 나서고, 지금은 앉아서 이렇게 글을 쓰고 필사를 하고 책을 본다. 나의 노는 방법이다. 돈이 있으면 좋고 없으면 없는 만큼만 쓰는 것이다.    

-놀 줄 아는 남자, 놀 줄 아는 여자 그들은 부부가 되었다.


광고인으로 성공하는 게 내가 원하는 삶인가?

놀고 싶은 사람에게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렇다, 놀고 싶다고 모든 사람이 생업을 포기하고 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적게 벌겠다고 생각하고 욕심을 버리고 결단을 하면 인생을 재미있게 사는 길을 찾을 수도 있는 것이다. 

출판사 편집부에서 일하다, 변화를 시도한 안유정 작가, 지금은 작가가 되고 출판사 사장이 되었다. 돈의 욕심을 버리면 자기의 욕구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난 할 수 있을까? 나에게는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라는 무거운 짐이 있어, 이런 마음이 먼저 나에게 속삭이고 있다.    


-“인생을 설계할 때 두 가지를 조심하라

첫째- 굶어 죽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둘째- 남들에게 내가 어떻게 비칠지 하는 걱정.    

난 이 두 가지를 다 걱정하고 있다.

말로는 난 돈 욕심 없어 있으면 있는 것만 쓰고 없으면 말지 하면서도 생계를 걱정하고 혹 아이들을 굶기면 어쩌나 하는 생각부터 한다.

남들 시선도 많이 의식하는 것 같다. 아무개가 이렇대~ 하는 소리를 들을까 봐 걱정하고 싫어하는 것 같다. 우리는 남들 시선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을 못 하고 살 때가 많을 것이다.     

편성준 작가님의 아내에게 작은 책방의 최인아 대표가 잘 놀고 있는 근황을 물어보니 

“잘 놀고는 있지만, 속은 타요”

-놀던 안 놀던 속은 탄다~~ 계속 놀아라.

어차피 살아가면서 이래도 속은 타고 저래도 속은 탄다는 소리다. 이왕 노는 것 죽는소리 하지 말고 신나게 놀라는 소리, 죽는소리한다고 뭐가 바뀌는 것은 없다.

사람은 보이는 데로 판단하게 되어있다. 내가 죽는소리를 하게 되고 없다 없다. 죽겠다. 죽겠다. 소리를 하면 다른 사람들도 날 그렇게 볼 것이다.

내가 어떻게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

우는소리 한다고 누가 돈 안 줍니다. 이왕 노는 것 즐겁게 노는 게 좋고 내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용기를 내서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영화에서는 화면으로 보이는 게 진실이다.

와이어 끈에 매달려 힘겹게 찍은 장면들은 우리 시청자는 모른다. 영화 한 장면만을 기억하고 아름답게 보고 슬프게 보고 멋있게 보는 것이다. 이왕 함께 보는 인생이라면 나의 인생을 남들에게 우는 소리로 청승맞게 보이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이고 나머지는 그들의 상상인 것이다. 우리는 인생을 즐기면서 사는 것이다.    

    

~글쓰기 노하우도 주는 작가님.

-계속 써라. 시간을 정해놓고 써라.(성공한 모든 작가들의 팁)

-실수담이 많은 사람이 부자다.(자신의 실수담을 써라, 남의 이야기는 오해가 있을 수 있다. 글 속에서 남 욕은 배지영 작가님도 나와 남편 이야기만, 아이들 자랑은 19세 이전까지의 자녀만 하라.)


-똑같은 주제 버리지 마라.

같은 주제의 글이라도 버리지 말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전에 했던 이야기라고 덮지 말고 조금만 시선을 달리 보면 달라지는 글이 될 것 같다. 요즘 그것을 실천하고 있다. 예전 글을 다시 읽어보고 다시 고치고 보태는 작업을 하고 있다. 브런치를 하면서 나의 일기 글이 점점 성숙해지고 있다. 나만의 만족이다.  

  

-거창하게 살지 마라.

누구나 거창하게 살고 싶고 남에게 멋있게 보이고 싶어서 사람들은 남을 의식한다. 

모든 삶은 개인적인 것이다. 아무리 거창하다 할지라도 그 사람 것이다. 거창하려고 꾸미지 말고 그저 재미있게 열심히 살면 되는 것이다.    


-낭만적인 이들은 돈을 벌기 위해 글을 쓰지 않는 사람이다.

물론 글을 잘 써서 돈을 벌면 좋겠지만, 돈을 좇아 글을 쓰는 것보다 즐기면서 쓰면 그게 돈이 될 수도 있다.    

편성준 작가님은 자신의 글이 아름다운 서정적인 글이 많이 나오는 것보다. 

우선 술술 읽히면서도 여운이 남는 책을 쓰고 싶다고 말하였다. 그것은 나도 동감한다. 어떤 글은 너무 아름다운 글귀가 많아서 연필로 줄을 그으면서 읽지만, 어려워서 천천히 읽히는 글이 있다. 나도 그런 글을 쓰고 싶다. 술술 읽히는 책. 아무 교훈도 남지 않는 것 같지만, 잔잔하게 여운이 남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글을 쓴다는 것, 책을 쓴다는 것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라고 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쓴다는 것은 더 좋은 시간이 되겠다는 자신과 약속이라고 한다.

내가 쓸모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이기도 한다고 한다.    


 

작가 강연을 계속 찾는 것은 내가 변화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이고, 저런 사람들처럼 하는 로망이 있을 것이다. 무엇이든 배우고 듣고 실천한다는 것은 좋은 것 같다.

즐기면서 놀면서 하는 즐거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고 기쁨일 것이다.


나의 작가 강연의 여행은 계속될 것이다. 듣고 3일이면 또 잊겠지만, 그럼 다시 또 듣고 스펀지처럼 서서히 흡수시킬 것이다. 이것이 나의 노는 방법이다. 나도 놀 줄 아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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