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발자국일까?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겨울이 다가오면 도로 여기저기에 공사하는 현장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주말 아침에 찾는 월명공원에도 바닥에 움푹 파진 곳과 폐타이어 재활용 방법으로 깔았던 바닥이 오래되어서 들뜨고 떨어진 곳이 많았는데, 11월부터 공사가 시작되었다.
초록색 바닥을 요란한 소리로 내고 공구로 드르륵 소리를 내면서 깨부수기 시작하면서 요란한 진동의 파동 때문일까, 사람이 발을 디딜 수 없을 정도로 땅속 지렁이들이 다 땅 위로 나와 있어서 우리는 운동을 하는 것인지 지렁이를 피하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심각하게 지렁이를 피하면서 걸을 수밖에 없었다. 지렁이들은 왜 땅 위로 나왔을까? 땅 위에 나와 있으면 사람 발에 밟혀 죽고 햇볕에 타 죽을 텐데 말이다.
바닥 띠는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1차 작업 2차 작업들이 진행되었고, 저번 주부터는 검은색 바닥이 깔린 곳이 있더니, 노란색의 바닥이 곱게 깔려 있었다. 초록색 바닥에서 이제 노란색으로 화사하게 바뀐 것이다.
노란색의 바닥이 길게 늘어져 있는 것을 보고 영화제의 레드카펫이 생각났다.
운동하는 내가 영화배우가 되어 노란 엘로우 카펫 위를 멋지게 폼을 잡고 걸어가는 것을 잠깐 생각하기도 하였다.
노란색의 바닥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의 작업이 진행되었다. 바닥을 깔고는 시민들이 운동할 때 들어가서 밟지 말라고 쫄대를 박아놓고 그물망으로 쳐 놓았는데도, 사람들은 하루만 참아 주었으면 될 것을 무엇이 그리 급했을까?
노란색의 바닥에 자기의 발자국을 남기고 싶었을까?
움푹 파인 노란색은 선명하게 찍힌 발자국은 보기가 좋지 않았다. 공원 관리하시는 분들은 또다시 작업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작업 차량이 천천히 따라가고 외국인 인부는 먼저 걸어가면서 작업하면서 놓고 간 페인트통을 앞서가서 들고 와 차에 싣고 있었다.
저 작업 관리자들은 움푹 폐인 곳 발자국을 남긴 곳을 다시 찾아가서 많은 작업 도구를 다시 가져와서 또다시 일을 해야 할 것이다.
운동하시는 시민들이 조금만 내 집처럼 아껴주고 한 번만 신중하게 생각해 주었다면 그런 예산 낭비와 작업하시는 분들이 두 번 일은 안 할 것이다.
군산의 자랑거리인 월명산. 이용할 때도 내 집처럼 내 안방처럼 좀 깨끗하게 이용해 주고 자연을 아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 해 전 소나무 재선충병으로 월명산의 소나무를 다 자르고 포클레인이 월명산에 들어와서 나무를 자르고 나르는 가운데 생긴 커다란 뻥 뚫린 길들을 보면서 내 가슴도 뻥 구멍이 난 것 같았다. 월명산의 그 많던 나무가 잘리면서 민둥산이 된 후 한동안 가슴이 왠지 쓰려서 월명산에 오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그래도 어린나무들도 많이 자라고 꽃도 철철이 피어 주니 이제 월명산의 본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군산의 자랑인 월명산을 오래오래 아름답게 유지하고 마음껏 느끼려면 우리의 시민의식도 바뀌어야 한다. 커피 마시고 오면서 휙 버리는 종이컵 쓰레기 등 누군가는 버리지만, 누군가는 무거운 쓰레기를 치우러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함께 한다면 아낀다면 아름다운 강산을 오래오래 볼 수 있을 것이다.
공사 마무리가 아직 안 되었을까?
아니면, 뒤처리를 잘못하고 가신 걸까?
여기저기 늘어져 있는 공사현장의 흔적들이 보기가 좋지 않았다.
언제 치울까?
그물을 걸어놓으려고 박아놓았던 쫄대를 빼는 과정에서 잘 뽑히지 않았는지, 끊어져 있는 곳도 있었다. 마무리가 잘 안 되어서 안타까웠다. 뚝 튀어나온 곳에 힘들어 걸어 다니시는 어르신들이 발이라도 걸려 넘어지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주 토요일 아침에 가면 늘어져 있던 작업의 흔적도 정리가 되어있겠지?
누구의 발자국인지 모르는 발자국의 흔적도 없어졌겠지?
툭 튀어나온 철 쫄대는 박아 있을까? 그것은 못 보고 지나칠 수 있을 것이다. 돌 하나 주워서 내가 꽁꽁 박아놔야겠다.
자연이 주는 것들을 우리는 받아먹기만 하고 있다.
함께 아끼는 마음을 갖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월명산을 찾는 발걸음도 가벼울 것이고 오래오래 아름다운 자연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함께 하는 시민 정신을 갖자.
(겨울에 쓴 글을 이제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