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진짜 크다.

큰 가슴은 나의 콤플렉스

by 동백이



그 옛날 사람 치고 발육이 빨랐다.


사춘기가 시작할 무렵 엄마의 손길을 받지 못한 나는 내가 알아서 나의 빠른 발육을 감추어야 했고, 처리해야 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가슴이 봉긋하게 올라오면서 아프기 시작하더니, 다른 친구들보다 가슴이 유독 커졌다. 봉긋 올라올 때 누가 살짝만 쳐도 얼마나 아픈지 아프다고 말도 못 했던 시절이 있었다. 빠른 가슴발육에 비해 생리는 늦게 온 편이었다.


글쓰기 모임 주제가 콤플렉스에 대해서 쓰라는 주제가 있었다.

나의 콤플렉스가 뭔가 생각하였다. 어릴 때는 소심하기도 하고 남 앞에 나서는 것도 싫어하고 그저 키가 작아 맨 앞줄에서 앉아있고 초등 동창생이 날 기억하는 것은 그저 웃던 얼굴이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지금은 완전 다르다. 나의 소심함을 극복하고 내가 생각해도 나의 자존감은 쓸데없이 높다. 그 맛에 이 나이까지 살아온 것 같다.


어릴 때 나는 빠른 발육 때문에 가슴이 유독 커서 늘 움츠리고 다녀서 어깨가 좀 굽었던 것 같다. 20대가 되어서는 큰 가슴을 지탱하기에 내 어깨가 힘에 부쳐서 늘 아프고 곰이 한 마리 올라가 있는 기분으로 살았기 때문에 서울에서 생활할 때 성형외과에 가슴 축소 수술에 대해서 알아보고 가격도 알아보았다.


20년 전 확대 수술의 가격이 500만 원, 축소 수술의 가격이 700~800만 원이었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었고, 난 하고 싶었지만, 축소 수술의 위험을 듣는 순간 망설여졌다. 5시간 이상의 수술시간에 가슴 밑에 칼자국, 거기에서 생명에 위험하다는 것을 듣는 순간 난 또 주춤하게 되었다.

그렇게 하고 싶었지만, 난 겁이 많은 사람이었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그래 어깨 아픈 것 좀 참지, 남자들의 시선 좀 참지. 난 나이가 먹어도 아직도 가슴이 크다.

겁이 많은 난 아직도 수술은 못 하고 살고 있다.



학교 다닐 때 체육 시간 운동장을 뛰라고 시키고 젊은 선생님들은 소녀들의 뛰는 모습 흔들리는 가슴을 보면서 히히덕거린다. 체육복 앞자락을 잡고 조금이라도 덜 흔들려 보이게 하고 뛰었던 기억, 교복을 맞추러 갔는데, 옷을 재는 분의 그 한 마디는 별거 아닌데, 난 신경에 거슬렸다.

“너 글래머스하다.”

옆에서 친구는 웃는다. 난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을 짓지만, 나에게는 자꾸 소심하게 만드는 것들이었다. 지금은 백 팩을 잘 메고 다니지만, 그때는 백 팩도 안 메고 다녔다. 가방끈으로 내 가슴이 더 도드라지게 보였기 때문이다.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늙은 아저씨의 말이 거슬린다.

“우와~진짜 크다.”

지금 같으면 바로 성희롱으로 신고했을 테고 처벌을 받았을 텐데, 그때 당시에는 정말 수치스럽고 부끄럽고 어깨가 더 움츠러들었다.

옷이 붙는 옷은 상상도 못 해 볼 정도로 소심한 성격이었고, 성희롱하는 일들은 다반사로 그냥 지나쳐야 했던 시절이었다.


그런 시절도 이제는 다 좋든 싫든 추억의 한 장이 되었다.


지금도 붙는 옷은 못 입는다.

살이 자꾸 불어서 못 입는다.

나잇살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살찌는 사람들은 다 이유가 있다. 많이 먹든 술자리를 많이 하든 운동을 안 하든 게으름이 있다. 내 몸속에는 뚱뚱 균이 살아서 활기치고 다니는 것 같다.


난 어릴 때 목욕탕에 가서 가슴이 절벽인 사람들이 그렇게 섹시해 보였다.

그 사람들은 나름 스트레스라고 하던데, 적당이라는 것은 없나? 적당하면 다 좋을 텐테, 지금은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가슴이 커서 스트레스도 받지 않는다.

보면 좀 어쩌리~ 보는 사람만 갑갑하지~아니 뚱뚱하다고 욕할 것이다.

이제 그런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 나의 콤플렉스는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퇴화한 것 같다.

5학년 막둥이에게 주문하여 그려 준 그림, 아저씨가 더 야비했었는데~^^


#가슴#콤플렉스#성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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