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지킵니다, 편의점

읽고 나서 ~써 내려갑니다.

by 동백이


모닝커피로 새벽잠을 깨고 편의점으로 향하는 봉달호 작가이면서 편의점 점주이다.

책을 신청하면서 봉달호 왠지 웹진 만화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 같다는 생각을 했다.


‘편의점 같은 글’을 쓰고 싶다는 작가님. 편의점 같은 글이 뭘까? 생각하면서 글을 읽어나갔다. 쉽고 간결하면서도 편의점 점주의 삶을 살아가면서 편의점 안쪽 물건이 있는 곳을 활용하여 글을 쓰는 본캐는 편의점 점주, 부캐는 글 쓰는 작가라고 말하는 작가님. 편의점 같은 글을 쓰고 싶다는 말은 성공입니다. 늘 우리 곁에 있으면서 불편함을 덜어주는 편의점.


특별히 편의점을 많이 이용하는 편은 아니지만, 점심시간 식사 후 커피 한잔을 카페 대신 가기도 하고 컵라면 등은 일반 마트보다 2+1이라는 세일 품목을 사러 갈 때 빼고는 잘 가지 않는다.


‘오늘도 지킵니다, 편의점’ 제목을 보고 꼭 신청해서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대학생 딸이 용돈을 벌기 위해서 편의점 알바를 하고 있다. 첫 번째 아르바이트의 편의점 점주의 별로 좋지 않은 기억이 있어서 난 편의점 점주들은 별로라고 생각한다. 봉달호는 달랐다.


딸은 주말 야간으로 일하고 월요일은 꼬박 일하고 학교로 가야 하는데, 밖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 딸 알고 봤더니, 만원이 틀려서 학교 가야 하는 딸을 잡고 계속 CCTV 모니터링을 확인하고 있어서 아이는 학교를 빈속으로 가야 했다. 거슬러줄 때 딸려 간 것 같다. 만 원을 주면서 점주를 가져다주라고 한 기억이 있다. 물론 계산을 틀린 알바생의 잘못이었지만, 엄마 입장에서는 점주가 야속하게 느껴졌다. 그 후 얼마 후 공부해야 한다고 알바는 그만두게 하였다. 그래서 편의점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지금도 딸은 편의점 알바생을 하고 있다. 지금 편의점 사장님은 얼굴을 한 번도 보지 않았고, 매니저하고 소통한다고 한다. 딸의 말 편의점 사장님을 안 봐서 오래 다니는 것 같다면서 웃는 딸.


책 속의 편의점 점주 봉달호 점주는 좀 달라 보였다. 알바생을 가족처럼 대해 주었고, 알바생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그런 편의점이 다 있어? 하는 그런 편의점이 있었다.’ 봉달호 작가는 그런 편의점을 만들고 싶었다.



편의점의 수학 선생님

여섯 살 아이가 손가락 발가락을 다 동원해서 계산하고 와서 틀리게 되면 천천히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금고에서 천 원짜리 백 원짜리 돈을 꺼내서 초롱초롱한 삼총사에게 알기 쉽게 가르쳐 주는 정욱. 편의점에는 수학 선생님이 있었다. 회사 안의 편의점이라서 엄마 아빠를 따라 저녁까지 해결하고 가는 날에는 편의점에 실물경제를 배우러 손에 오천 원짜리를 들고 들어오는 아이들에게 눈높이에 맞게 가르쳐 주는 편의점 정욱과 봉달호 점주는 일일 선생님이 된다.



채송화-민들레 커플링 사건~

봉달호 점주는 편의점 손님들의 얼굴을 자세히 보는 게 아니라 물건을 건네는 손을 자세히 본다고 한다. “봤어요?” “뭘요” 손님의 손에 껴 있는 반지가 눈에 들어왔다. 같은 건물의 타 회사를 다니던 여직원과 남직원의 별일 아니게 서로 다니다가 언제부턴가 서로 민들레 남직원이 일대일 하는 커피를 사고 채송화 여직원이 찾아가는 일이 생기더니, 오늘 보니 손에 같은 반지가 끼여져 있었다. 작가님의 아내분은 별 관심 없는 사람이 남의 손의 반지를 찾아내고 기억한다는 것에 놀라움을 표현했다. 삭막한 도심의 건물 안에서 사랑이 싹트고 있었던 것이다.

사내 커플이 아닌 옥내 커플, 채송화와 민들레는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고 사랑을 잘 이루어 갈 것이다.



언제 봐도 정직한 얼굴을 하고 있는 손님은 편의점 점주와 알바생을 실망시킬 때도 있고 믿음을 줄 때도 있다. 지갑을 가지고 오지 않아서 금방 가지고 온다고 하고 물건을 가져간 손님은 정직한 사람은 늦게라도 돈을 입금해 주는 사람도 있지만, 편의점의 많은 사람은 초보 알바생을 속여 먹으려고 드는 사람들도 많다. 택배를 보내고 사기 치려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택배를 취소하고 물건을 가져가는 사람, 전화를 하고 들어오면서 달호 점주의 이름을 말하고 이름표에 있는 알바생 이름을 아는 것처럼 말하고 전화를 바꿔 현금을 가져가는 나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편의점의 점주와 알바생은 그저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럴 때 봉달호 점주는 알바생에게 어떻게 대했는지 궁금해진다. 내가 점주라면 알바생의 실수에 대해서 어떻게 할까?



스승님 만세!

여러 사연이 책 속에 나와 있지만, 가슴이 따뜻해지는 부분이었다.

책임감 있게 일을 내 일처럼 잘하는 알바생도 있지만, 얼굴은 일 잘하게 생겼는데, 생각처럼 일을 만족하게 못 하는 알바생도 있는 것이다. 일이야 천천히 배우면서 하면 되지만, 갑자기 무책임하게 문자로 그만 둔다고 하는 기운 빠지게 하는 알바생들도 있지만, 일도 못하게 생겼고 비실비실 고등학생 같이 생긴 알바생 영대. 오래 다녔으면 바랬지만, 3개월의 알바로 끝으로 그만 두어야 했다. 알바 도중 중년의 아주머니가 오셔서 공손히 허리 숙여 인사하면서 영대 어머니라 소개하고 “약해 보이지만, 성실한 아이입니다. 편의점 일을 잘 가르쳐 주세요.” 그 후 영대와의 인연의 계속되었다. 지나가다 들리고 군대 갔다 와서 공부하다 짧다면 짧은 3개월의 시간에는 그들에게 스승과 제자라는 끈끈한 인연이 되었다. 스승의 날 받은 케익은 봉달호 점주의 가슴을 뭉클하고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다. 봉달호 작가의 말처럼 스승은 늘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것 같다. 어떤 스승인 게 중요하진 않다.



편의점 안에는 다양한 세상의 일들이 뭉쳐 뭉쳐 농축되어서 들어있는 것 같다.

세상 사는 이야기를 편의점 안에서 만날 수 있었다. 글을 쓰면서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받는다는 작가님은 처음에 내가 글을 배우면서 생각했던 것과 같은 마음이다. 글을 쓰면서 내 마음 꽁꽁 감추고 싶은 일들도 다 꺼낼 수는 없지만, 조금씩 꺼내면서 상처에 약을 살살 바르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작가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그 대목에서 나와 있는 것을 공감하게 되었다.


본캐는 편의점 점주 부캐는 글을 쓰는 사람, 하루 14시간을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영수증 뒤쪽이나 라면상자에 글을 쓰면서 팍팍한 삶을 아름답게 가꾸어가는 내용이 글 속에 담겨져 있었다. ‘매일 갑니다, 편의점’ 이후 3년만에 세상에 나온 ‘오늘도 지킵니다, 편의점’은 읽으면서 그 전에 나온 책을 찾아서 읽고 싶다는 궁금증이 생겼다.


읽는 동안 ‘나 아직 안 죽었다’의 저자 김재완 작가의 이미지가 자꾸 떠올랐다.

글 속에서 봉달호 작가님도 김재완 작가님처럼 맑은 마음을 가졌을 것 같았고, 글이 술술 읽히고 여운이 남는 것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가까이에 있는 편의점 꼭 필요한 것만 사러 들어가는 편의점. 가게 되면 함께 딸려 오는 물건, 세상사도 그런 것 같다. 꼭 필요한 것만 사려고 들어갔다가 부수적으로 딸려 오는 ‘희로애락’ 들 편의점 안에서 양념이 되어서 우리에게 전달된 것 같다. 오늘도 난 꼭 필요한 것만 사러 편의점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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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지킵니다#편의점 #봉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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