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일도 많은데 동료를 도와줄 수 있을까?

직장 동료.

by 임세규


조민우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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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근 버스는 인천 대교를 달린다. 반복되는 하루의 시작이다. 우리는 살면서 인연(因緣)의 고리를 하나하나씩 이어간다.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로 발령이 났다. 익숙하지 않은 업무와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이 어색했다.

' 따~악.' 하는 소리와 함께 콜라 캔이 열렸다.

“ 한 모금하실래요?” 그가 내게 처음 건넨 한마디였다. “ 저는 콜라 중독이에요. 형님.'' 농담 섞인 말에 약간의 어색함이 풀렸다. 그의 이름을 물었다. “ 조민우라고 합니다.”

그는 동안의 외모에 선한 인상이었다. 목소리의 억양은 그의 고향이 어디인가를 가늠하게 했다.
고향을 묻자 경상북도 포항이라고 했다.


3월은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많이 났다. 두터운 옷으로 중무장을 하고 작업 현장에 갔다. 화물 비행기가 있는 중국 쪽 자동 구분기 앞은 몹시 추웠다. 계류장과 현장의 문을 수시로 지게차가 오고 갔다. 새벽 시간 작업장의 체감온도는 더욱 떨어졌다.

나는 PDA 체결 작업과 Exel작업이 서툴러서 고전하고 있었다. 민우가 다가왔다. 그도 현장으로 발령을 받아 처음 일을 시작할 때 힘들었다고 했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거라 했다. “ 저도 했는데요. 뭘. 형도 할 수 있어요.” 그는 라인에서 쏟아지는 일을 처리하지 못해서 전전 긍긍하고 있는 나를 도와줬다. 그의 담당 라인을 보니 그도 일이 밀려 있었다.

“ 민우야~ 고맙다.” 동료를 도우려는 그의 마음이 느껴졌기에 진심으로 고마웠다.


업무 특성상 24시간 교대 근무를 했다. 새벽에 서너 시간 정도 눈을 부친 후 오전까지 일을 해야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일이 제법 손에 익을 무렵이었다. 나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마무리 전산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가 나를 보더니 “ 우 와~ 이거 어떻게 하셨어요? 형, 저도 가르쳐 주셔요 ”라고 했다.

나이와 경력으로 보면 내가 한참 선배였다. 항공 발송과에는 그가 먼저 왔다. 나보다는 업무를 훤히 알고 있었다. 작업 현장에서는 그가 선배였다. 내가 하는 방법을 그냥 흘려버리고 무시할 수 있을 법도 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겸손했다. 내게 가르쳐 달라고 했다.


30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서로를 이해하려고 했지만 인간관계의 감정에 복받치는 일도 많았다. 민우는 자기 할 일이 바쁨에도 불구하고 동료의 일을 우선시했다. 그는 힘들어하는 이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려했다.


배려심 많은 그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사람이다.
그런 그가 다음 달에 결혼을 한다고 한다. 그가 내게 청첩장을 준다. '어느 좋은 일요일 오후 민우와 선희가 결혼합니다.' 그와 그녀는 직장 선 후배 관계다.

부부는 닮는 다고들 한다. 그러나 두 사람은 결혼을 하기도 전에 이미 닮아 있는 듯하다. 천생연분임이 틀림없다. 민우와 선희는 참 잘 어울린다.

人.(사람 : 인) 자는 두 사람이 서로 등을 맞대고 서로 의지하며 기대어 사는 걸 의미한다. 두 사람이 한 가정을 이루고 살다 보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아직 겪어보지 않은 일들이 서로를 힘들게 할 수도 있다.


결혼을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 혼자보다 둘이 낫고, 둘보다는 셋이 낫고, 셋보다는 넷이 낫더라.” 말해주고 싶다. 행복이란 것이 그렇게 큰 의미를 부여하며 애쓰는 것이 아니라 소소한 우리 일상생활 속에 있음을 또한 알려주고 싶다.

축하한다. 5월의 신랑 신부...

영종도의 아침이 밝아온다. 새로운 만남과 시작을 알려 주듯 일출의 햇살이 눈부시다. 직장 동료인 그와 함께 서로를 배려해주는 따뜻함을 나눌 수 있음이 고맙다.


*배려(配慮) :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을 씀*

[지은이 소개] 작가명: 임세규

2019. 서울시 지하철 시 공모전 당선.
2019. 오마이 뉴스 '하포리 가는 길' 선정.
2020. 푸른 문학 수필 부문 최우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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